배불러가는 증권사…신용융자 이자율 10% 육박

입력 2022-07-10 07:59 수정 2022-07-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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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내디딜 가능성이 커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증권사의 이자율이 10%에 육박하면서다. 은행에 이자 장사를 경고한 금융당국이 증권사엔 일언반구조차 없으면서 개미들의 이자 부담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7곳의 평균 신용거래융자 이자율(180일 초과)은 8.60%다. 이자율이 가장 높은 곳은 DB금융투자(9.71%)였으며, 반대로 가장 낮은 곳은 유화증권(5.5%)이었다. DB금융투자 외에도 △하이투자증권(9.6%) △SK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9.5%) 등 여러 증권사가 9%대 중후반대에 진입한 상황이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이자율이 10% 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정해지는 구조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기준금리는 무보증회사채 AA 1년 수익률,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물 전월 하루 평균 금리 등 회사별로 상이하다. 증권사 27곳의 기준금리는 1~2%대로 대동소이했지만, 가산금리는 2배 가까이 차이나기도 했다. 실제 유화증권의 가산금리는 4.5%였으나, DB금융투자는 8.08%였다. DB금융투자는 가산금리만으로도 유화증권의 최종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 이상이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주요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의 예대 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원장의 한 마디에 시중은행은 줄줄이 대출 금리를 내리고 예금 금리를 높였다. 신한은행은 5%대의 적금을 내놓고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0.35%포인트(P) 낮췄다. 이런 흐름에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케이뱅크도 동참했다.

하지만 같은 달 28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이 원장은 이자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원장은 “은행과 같이 증권사의 이자에 대해서 말씀을 나눈 게 있냐”는 질문에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금감원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이자율이 시장 금리에 연동되긴 하지만 (은행과) 조달 비용이 다르고 자금 용도도 다르다”며 “이러한 제반들을 고려했을 때 증권사의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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