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인플레이션 겹치니…SPA 브랜드 매출 고공행진

입력 2022-07-12 14:31 수정 2022-07-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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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  (사진 제공=삼성물산)
▲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 (사진 제공=삼성물산)

제조ㆍ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매출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SPA 제품을 찾고 있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 수요 증가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수기 6월에 SPA 브랜드 매출 최대 41%↑

1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SPA 브랜드인 신성통상의 탑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 매출 역시 같은 기간 30% 이상 늘었다. 스파오를 전개하는 이랜드 관계자는 “스파오 매출이 최근 우상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은 패션업계에서 비수기로 분류된다. 봄과 여름 사이에 걸친 날씨로 옷을 사기 애매한 데다 소비가 많은 가정의달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PA 브랜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과 연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외출이 증가하면서 패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도 SPA 브랜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례없는 물가 인상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옷을 구매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SPA 브랜드를 찾게 됐다는 것.

일부 SPA 브랜드 매출 상승률은 다른 의류 브랜드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최근 5년 내 6월 중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탑텐, 에잇세컨즈 신장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SPA 브랜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서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프라인 매장 열고 MZ세대 마케팅 가속

▲스파오 잔망루피 화보.  (사진제공=스파오)
▲스파오 잔망루피 화보. (사진제공=스파오)

수요가 늘자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SPA 브랜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신사의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1일 강남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은 오픈 이후 3일까지 약 8000명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는 5월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자라 잠실 롯데월드몰점은 전국 30여 개 매장 중에서 두 번째로 크다. 새 매장에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메이크업을 테스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스파오는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화보 모델로 ‘잔망루피’를 발탁했다. 잔망루피는 MZ세대 마음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파오는 또한 MZ세대에게 인기 높은 아이돌 그룹 NCT 멤버 성찬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재확산세는 SPA 브랜드 매출에 변수로 작용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움츠러들지 않으면 외출에 필요한 의류 수요는 다시 감소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으로 집계돼 5월 11일(4만3909명) 이후 두달여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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