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가 가전업계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다기능 조리기 비스포크 큐커와 협업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삼성의 비스포크 인덕션과 처음으로 협업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다. 프리미엄 가전과의 협업은 이미지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매출 개선 효과도 노릴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덕션으로 라면을 보다 맛있게 조리할 수 있도록 ‘라면덕션’ 협업에 나섰다. 다기능 멀티 조리기 큐커와 협업하는 업체들은 많지만, 비스포크 인덕션과 협업하는 식품업체는 농심이 최초로 현재까지 유일하다. 농심 관계자는 “가장 맛있는 라면을 위해 농심 연구진과 삼성전자 연구원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라면서 “안내 멘트대로 조리하면 가장 맛있는 라면을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과 짜파게티, 너구리 등 13개 제품의 바코드를 비스포크 인덕션의 ‘스캔쿡’에 스캔하면 최적 온도와 시간이 설정되며 조리 순서대로 안내 멘트가 나온다. 이와 함께 상온수에 면과 스프를 동시에 넣고도 최고의 맛을 내는 ‘간편 조리’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짜파구리와 신라면투움바 등 최근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모디슈머(modify+comsumer)' 상품의 레시피 조리법도 담았다. 두 레시피는 각각 짜파게티와 신라면에 새겨진 바코드를 스캔하면 선택할 수 있다.
식품업계가 삼성전자와 본격적으로 손잡은 것은 비스포크 큐커와의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다. 비스포크 큐커는 전자레인지·그릴·에어프라이어·토스터 기능을 갖춘 삼성전자의 신개념 조리기기로 지난해 7월 론칭 후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흥행작이다. 삼성은 비스포크 큐커를 출시하면서 식품업체들과 파트너사를 맺고 협업에 나서고 있는데 현재 CJ제일제당과 hy, 오뚜기, 풀무원, 청정원, 프레시지, 동원, 랭킹닭컴, 앙트레 등 주로 가정간편식 업체들 17곳에 달한다.
이달 초 합병법인으로 재탄생한 롯데제과는 기존 롯데푸드의 자사 가정간편식 ‘쉐푸드(Chefood)’로 비스포크 큐커와 협업에 나섰다. 먼저 롯데 푸드몰은 비스포크 큐커 전용 기획 구성 ‘Chefood 큐커레이션 세트’도 출시했다. 비스포크 큐커에서 최적의 조리가 가능한 Chefood 간편식 5종으로 △Chefood 밀키트 유자소스 멕시칸 파히타 △Chefood 등심통돈까스 △Chefood 고기통교자 △Chefood 롯데떡갈비 △Chefood 로스트 갈릭 쉬림프 볶음밥 등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31일까지 여름나기 기획전을 실시해 행사 기간 삼성카드 ‘My 큐커플랜’에 가입하고 비스포크 큐커를 구입하면 롯데 푸드몰 1만5000원 할인 쿠폰을 비롯해 비스포크 큐커 파트너사의 공식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5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My 큐커플랜’은 삼성카드가 출시한 간편식 정기쇼핑 약정 서비스다.
CJ제일제당은 4월 삼성전자와 손잡고 전자레인지를 ‘비스포크 큐커’로 교체해주는 ‘전국민 전자레인지 교체’ 캠페인을 벌였고, 대상도 전자레인지 교체 캠페인을 4월까지 진행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비스포크 큐커’ 전용 ‘빕스 프리미어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밀키트를 내놨다.
가전업계와 식품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롯데푸드는 3월 필립스 에센셜 에어프라이어 화이트 로즈골드 신제품 구매고객에게 Chefood 통돈까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오뚜기는 지난 3월 브랜드 체험 스튜디오인 오키친 스튜디오를 열면서 가전 제품을 LG전자 ‘디오스 광파오븐 오브제컬렉션’, ‘디오스 인덕션 전기레인지’로 꾸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관련 매출이 금세 높아지거나 하진 않지만, 비스포크의 고급 이미지를 제품에 녹일 수 있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