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발달장애인 영희와 우영우

입력 2022-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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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사회복지사

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는데 ‘우리들의 블루스’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영옥의 쌍둥이 언니 영희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인물이다.

둘은 각각 다운증후군과 자폐스펙트럼이란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에 나온 다운증후군 장애인 영희는 극 중에서도 그림을 그렸지만 실제로도 인물을 많이 그리는 화가라고 한다. 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는 변호사다. 화가와 변호사,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직업 자체도 대단하지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달장애인은 물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에게는 모두가 부러운 꿈 같은 일이자 워너비이다.

5~6년 전 발달장애 아동청소년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한 적이 있다. 발달장애 아동청소년들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학습 지원은 물론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특수학교에 다니던 아이도 있었고 일반학교에 다니던 아이도 있었는데, 모든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학교 졸업 후의 삶이었다. 고3이 되면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도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일 때는 학교라는 갈 곳도 있고 복지관 등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갈 곳이 없어 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돌봄의 몫은 온전히 부모와 가족이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미취업 발달장애인들은 집에 머물거나 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수용 가능한 인원이 제한적이다 보니 이용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호 작업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지만 종이가방 제작이나 볼펜 조립 등 단순 작업이다 보니 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 취업을 한다 해도 공장이나 마트 등 일자리가 제한적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영희나 우영우 같은 발달장애인을 만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영희나 우영우처럼 개인의 특기나 취미가 있다면 발달장애인들의 삶도 희망적이고 부모들도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을 텐데,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는 것, 할 거리이다. 발달장애인들도 꾸준히 교육하고 훈련하면 얼마든지 자립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삶의 행복감과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우리 사회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교육기간, 교육내용을 장애인의 특성에 맞춰 재조정해 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취업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멘토매칭 등 다양한 사회적,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김현주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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