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⓶]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기준금리 2.75~3.00% 기대 합리적…0.25%p씩 조정 바람직"

입력 2022-07-13 12:47 수정 2022-07-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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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진행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50bp 인상을 통해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했고, 25bp로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라며 "경기에 미치는 영향보다 기대심리를 인플레이션을 꺾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빅스텝을 통해 강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을 결정했다. 6%대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빨라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환율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 환율 상황이 국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물가에 미치는 측면에서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는지. 그리고 변동성이나 쏠림 이런 차원에서 외환당국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지

"환율이 올라가면 저희가 수입하는 물가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물가에 좋지 않습니다. 저희가 환율을 유심히 보는 이유가 우선 금융시장의 안정면에서도 보지만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차적인 관심입니다. 당연히 환율이 오르면 물가 상승률의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빅스텝 처음 단행. 총재께서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올리는 게 먼저라고. 현재 기준금리 2.25%는 총재님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봐야 하는지. 또 앞으로 금리를 올린다면 정상화가 아닌 긴축으로 봐도 되는 것인지

"매번 말씀드리지만, 중립금리는 학술적인 개념이고 범위도 넓습니다.

그럼에도 금리를 2.25%로 올리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립금리 하단에 가까워진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중립금리까지 왔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요.

기본적으로 지금부터 금리를 올리면 긴축이 아닌가 이렇게 질문하셨는데요. 중립금리 하단 정도라 한두 번 금리가 더 올라도 긴축이라 생각하긴 어렵지 않은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모두말씀을 보면 연내 빅스텝 하지 않겠다고 보이는데

"이번에 이런 질문이 계속 나올 것 같아서요. 어떤 방향으로 금리 정책을 할건지 방향성은 명확하게 드리자, 시장에 좀 더 정확한 시그널을 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지금 빅스텝을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해석하셨다는데요. 저희의 앞으로의 물가상승률의 과정이 앞으로 수개월은 몇 달은 6%가 조금 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3사분기 후반부터는 크게 낮아지진 않지만, 물가 상승세가 꺾인다고 가정하는 모습입니다. 이미 이번 50bp 인상을 통해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했기 때문에요. 그러면 25bp로 점진적으로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전제입니다.

그런데 우리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한다든지, 전 세계 경기침체가 너무 커져서 물가상승 속도도 커지면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양쪽 방향 모두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바뀔 수 있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제 빅스텝을 하고 다시 안 할지는… 불확실성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게 시장과 소통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까지 기대하고 있는데 합리적으로 보시는지

"우선 지난번 이 자리에서 2.5%가 합리적이냐고 하셔서 그렇다고 했고요. 그때 물가 상승률이 6%일지 아닐지 불확실하다고 말씀드렸었고. 이미 넘어갔고 가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50bp를 올려서 이를 억제하려고 합니다만.

연말까지 2.75나 3% 수준을 시장에서 예측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2.75%가 될지 3.00%가 될지 밑이 될지 주요 선진국의 금리를 보고 여러 요인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시장의 기대수준이 2.75%라 생각하는 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미 연준이 이달 말 금리를 결정. 한미 간 금리역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인플레이션 해결사로서 과감하게 할 것인지. 1% 차이 나면 감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지

"1% 이상 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냐는 질문이신데요. 1%냐 0.75%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요. 이게 올라갔을 때 우리만 영향을 받는지, 아니면 전 세계가 같이 오는지를 봐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환율이 1300원이 넘어서 굉장히 긴장들 하시고 97년, 2008년 비교하고 그러시는데요. 그 당시와 비교하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97년에는 아시아만 위기였습니다. 태국에서 전파되고 우리나라에서 빠졌고요.

2008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있어 잘 기억합니다만. 금융위기가 오니까 잘못 생각해 97년을 겪었고요. 외환보유고 통계가 불투명했다, 가용 외환보유고가 적지 않냐 해서 모 신문에서 한국이 싱킹 필링(Sinking Feelingㆍ축 가라앉는 기분)이라고 보도가 돼서 한국이 포인트가 되면서 외환 시장이 출렁거린 적 있습니다. 잘못된 보도라고 대응했고요."

"이번에 보시면 1300원 넘어가고 있지만 우리만 떨어지는 게 아니고 엔화, 유로화 메이저 커런시(major currency)는 다 절하되고 있습니다.

다만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들어가지 않는 나라가 일본과 중국입니다. 환율이 더 많이 절하되다 보니 중국과 일본과 수출 경쟁 관계가 있는 한국이 경기가 조금 나빠지지 않겠나.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조되면서 저희가 더 절하되는 면이 있는데요.

지금 이 상황, 미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본이 빠져나가고 안전자산을 찾아서 빠져나가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달러를 제외한 환율들이 절하되는 국면입니다. 2008년이나 97년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나라 상황에 비해 어떤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1% 갭, 그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만 더 유출되는지. 우리나라 환율만 더 떨어지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다면, 정말 큰 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기존에는 '완화 정도의 조정'이라는 표현. 이번에는 '완화'라는 표현이 빠짐. 더불어 중립금리 하단에 왔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지

"2.25%로 갔기 때문에 중립금리 하단 정도로 온 게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지금부터는 금리를 올린다 내린다고 표현하는 게 좋지 않나 해서 표현을 바꿨습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 연말 기준금리가 기존 예측보다 훨씬 올라서 3% 이상 된다는 예상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연말까지 어떻다고 하는 순간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2.75% 정도로 생각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으로 간다는 건 고물가상승률이 고착된다는 가정이 필요한데. 저희 베이스라인은 그건 아닙니다."

앞서 총재께서 물가전망, 6%를 크게 상회하지 않고 전망대로 간다면 0.25%p씩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 없는 것처럼 말씀. 일부 시장에서는 7%대 물가 전망도. 만약 현실화된다면 0.25%p가 아니라 빅스텝도 가능할지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하고요.

예상하는 패스가 된다면 0.25%p씩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표현했고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거나 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말씀. 그게 7%냐 6.5%냐 7.5%냐에 대한 판단, 금통위원께서 자료를 보고 판단하시고. 금통위원님들이 계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을 판단해서 결정하는 게 업무기 때문에요.

제 생각에 제가 여기서 몇%면 다시 빅스텝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빅스텝 효과가 언제부터 나올 거라고 보시는지

"저희가 보통 금리를 1% 정도 올리면.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균 0.2%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1년 내에요.

중요한 것은 경기에 미치는 영향보다 기대심리를 인플레이션을 꺾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빅스텝을 통해 강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방문.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한다'라는 문구가 '성장세를 점검하면서'로 바뀜. 성장세 주춤해져도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인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라는 문구요. 지난 몇 년간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성장률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때에 있던 문장이라. 이번에는 그 문장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습니다.

결국, 포인트는 성장세가 만약 2% 미만으로 가면 물가에서 성장으로 바꿀 거냐는 질문이신데요. 일률적으로 기준을 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고요.

만약 그 당시 물가상승률이 얼마인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현 수준의 6%, 기대인플레이션이 4%를 넘는 상황은 경기와 상관없이 물가부터 잡아야하기 때문에요.

만약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변한다면 그건 고려해봐야겠죠. 지금은 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 먼저 제어하지 않으면 물가가 가속될 수 있어서 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준금리를) 지난번 한두 번 올려도 긴축은 아니라고 말씀. 기준금리 2.75% 이상으로 가는 건 긴축으로 봐야 할지

"그것은 제가 아마 그걸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델을 만들면 상 받을 것 같습니다. (웃음) 약간의 수준 가지고 얘기하긴 어렵고요. 실제 데이터나 이런 게 나오면 그 당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중립금리, 학술적으로 폭이 넓습니다. 아직도 학자들이 생각하는 하단 정도에 가까운 숫자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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