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3고 파고 덮친 中企] 널 뛰는 '물가ㆍ환율ㆍ금리'…“역마진도 감수한다”

입력 2022-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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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 급등에 환율 고공행진…'빅스텝'에 이자부담 2.8조 늘듯
"거래처 끊길라 손해보고 납품"…"정부 세제ㆍ금융지원 시급하다"

#포장 비닐과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A업체는 글로벌 석유업체로부터 원재료인 폴리에틸렌(PE)을 톤당 240만 원에 구매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직전 110만 원에 불과했던 수입 원재료 가격은 전쟁으로 인한 수급난과 국제유가· 해상 물류비 상승 여파로 올 상반기 215만 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최근 달러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PE 가격은 톤당 20만 원 이상 더 뛰었다. 매출의 65% 가량을 차지하던 생산원가는 최근 들어 90%에 육박한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열수축포장필름의 경우 이미 ‘역마진’ 구간에 진입했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지만 납품 기업과 거래가 끊길 것을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최소 물량만 생산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고(高)물가, 高환율, 高금리의 ‘신(新)3고’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환율마저 요동쳐 비상이 걸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빚 폭탄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2원 오른 1312.1원으로 장을 마쳤다. 13년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오전 한 때 1313원까지 치솟았다.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 등으로 1300원의 벽이 연일 깨지고 있다. 원료를 수입해 유통하거나 완제품으로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은 치솟는 환율에 불안감이 크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뛰면 채산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작년 초 5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올해 초 80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127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1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중이다. 펄프는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인 톤당 970달러까지 올랐고, 니켈은 현재 톤당 2만1500달러로 작년 하반기 저점(1만8095달러) 대비 19% 뛰었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는 작년 하반기 최저 가격(8월·톤당 607달러) 대비 35% 높은 819달러에 거래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지난달 조사에서 급등하는 환율로 이익을 봤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19%에 그친 반면 30.5%는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에선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증가가 78.1%.를 차지했다.

사상 첫 빅스텝도 위협 요인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접근할 수 있는 금융회사가 제한적이다. 더욱이 사내유보금이 많지 않은 데다, 회사채 발행이나 직접금융 등 유동성 확보 수단도 마땅치 않다. 당장 차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출 이자 부담 확대도 리스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빅스텝에 따른 중소기업 이자부담 증가액은 2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채무상환 등 자금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만 잡히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더해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개선, 금융지원 강화 등 경제 활성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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