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 시험 추가 합격' 방침에…세무사 시험 수험생도 소송 검토

입력 2022-07-18 14:54 수정 2022-07-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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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세시연)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를 방문해 세무사 시험 부실 관리에 항의하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세시연)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를 방문해 세무사 시험 부실 관리에 항의하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관세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산인공)이 2019년 수험생 가운데 추가 합격자를 선정하기로 방침을 세우자 세무사 자격시험 수험생도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갔다. 해당연도 관세사 시험에서 일부 문제가 사설학원 모의고사와 똑같이 출제돼 법원이 불합격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는데 논란이 된 세무사 시험도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 응시자들은 법원에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관세사 시험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응시자들이 승소를 거두자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제36회 관세사 시험에 응시한 A 씨 등 5명은 2020년 특정 학원 문제가 실제 시험에 똑같이 출제됐다며 불합격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가 시험 출제위원이 학원 문제를 베껴 출제하는 위법 행위가 있었고, 오탈자마저 같은 사례가 있었다며 '부정 출제'라고 판단하자 산인공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동일하게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산인공은 상고를 포기하고 추가 합격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관세사 시험과 관련 있는 관세청에서 상고 대신 수험생을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인공은 모의고사와 동일하게 출제된 문제 점수를 재집계하고 추가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래픽 = 손미경
▲그래픽 = 손미경

산인공 결정에 따라 지난해 세무사 자격시험을 응시한 수험생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세법학 1부 과목에서 현직 세무공무원과 세무사 등 실무자만 이용할 수 있는 ‘이택스코리아’에 먼저 실린 사례와 같은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이다. 현재 감사원은 제58회 세무사 시험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시험에서 '공무원 특혜' 의혹을 제기한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세시연) 관계자는 "세무사 시험 역시 관세사처럼 사설 사이트에 올라온 문제가 똑같이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문제는 내용 자체만 보더라도 수험서 등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사례"라며 "관세사 시험과 마찬가지로 어디선가 베낀 문제가 나왔다면 피해를 본 수험생이 있다는 뜻이다. 법원이 지적한 관세사 시험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세시연은 감사원 감사 발표 후 추가 소송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관세사 시험이 학원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같았다면 세무사 시험은 실무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에 올라온 문제와 유사하다. 구조적으로 관세사 시험과 다르지 않아 소송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시연 관계자는 "관세사와 유사한 점이 많아 해당 판례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며 "특정 집단만 유리해지는 방식으로 문제를 출제한 것은 시험이 갖춰야 할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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