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맥주 팔아 우주로”···93년생 MZ 괴짜 사업가 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

입력 2022-07-14 16:19 수정 2022-07-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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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가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동근 더쎄를라잇브루잉 대표가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먹여 살릴 먹거리로 우주산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맥주회사 사장과의 인터뷰 첫마디는 예상과 달리 우주 이야기로 시작됐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을 운영하는 전동근 대표는 1993년생으로 소위 말하는 MZ세대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사명부터 인공위성을 뜻하는 '새틀라이트(Satellite)'를 넣어 범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회사 이름에 걸맞게 대표 제품인 '로켓필스'는 로켓을 패키지에 새겼고 '마시라거'는 우주인을 담았다. 최근 내놓은 고길동 에일은 둘리에 나오는 ‘고길동이 불쌍해 보이면 어른이 된 것이다’라는 컨셉을 담아 30~40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편의점과의 협업을 통해 맥싸(GS25), 오열맥주(세븐일레븐), 불닭맥주(CU), 쥬시후레쉬맥주 등 화제가 되는 제품을 많이 만들어냈다. 이 모든 것이 창업한지 5년 밖에 안된 회사에서 나온 제품들이다.

전동근 대표는 “2017년 처음 창업했을 때만 해도 수제맥주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서 컨셉을 설명하기 힘든 척박한 환경이었다”라면서 “우리가 맥주 원료를 모두 수입하고 있는데 코로나19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상승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아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전 대표 특유의 '괴짜 정신'으로 제품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매출이 100억 원선까지 올라왔다. 스타트업으로서는 드물게 5년여 만에 적자도 흑자도 없는 경영기조를 보이고 있다.

전 대표는 “최근 시리즈B를 진행 중이고 200억 원 투자 유치가 목표이며 투자금은 모두 맥주 인프라 조성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현재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제1공장과 경기 남양주 제2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충남 보령 공장이 올해 완공될 예정인데 보령 공장까지 가동을 시작하면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제성 있는 맥주들만 생산한다고 해서 맥주 본연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 괴짜답게 품질에서만은 세계최고 수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 최대 수제맥주 맥아회사 브리즈(Briess) 맥아와 세계 최대 홉생산회사 홉스테이너(Hopsteiner) 홉을 독점, 수입 공급하고 있다. 또한 미국 미시간주에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크래프트 맥주로 유명한 쇼트브루잉컴퍼니(Short's Brewing Company)와 제휴해 50여개의 레시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 대표는 “K맥주가 맥주 종주국격인 독일과 미국에 진출하고 수제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양성을 아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업의 목표”라며 “보령공장 가동 등을 목표대로 추진해 2025년전에는 IPO(기업공개)를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상에 없던 맥주회사, 세상에 없던 식음료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K팝, K콘텐츠처럼 K맥주가 세계 어디서든 인정받는 건강한 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대표는 우주사업에 대한 꿈도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마시라거' 판매 수익금 일부를 한국우주과학회에 기부하고, 닐 암스트롱과 함께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버즈 올드린을 무작정 찾아가 방한하도록 섭외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선은 맥주 회사를 충분히 더 키운 다음에 우주 사업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5년차 사업가'다운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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