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불화수소산(불산)에 피부가 노출된 환자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신희준 교수팀(공동 주저자 김명식 군의관-응급의학과 전문의)은 최근 ‘불산(불화수소산) 피부 노출 환자 치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팀은 최근 ‘불산 피부 노출 손상 환자에서 전신 독성 발생 기여 요인 분석: 1979년부터 2020년까지 125건의 임상 사례에 대한 개별 참가자 데이터 메타 분석’ 제목의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화상 관리·연구(Journal of Burn Care & Research)’에 발표했다.
불산은 플라스틱 제조, 금속 세척, 녹 제거, 세정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다. 공장 및 가정용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불산에 피부가 노출되면 화학적 화상을 입는데, 가벼운 피부 노출에도 조직이 괴사하고 저칼슘·저마그네슘·고칼륨혈증 등 전신 독성을 유발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심각한 심실 부정맥·심정지를 일으킬 정도로 치명적이다. 그동안 연구는 사례가 많지 않아 단일 사례나 후속 분석 연구에 그쳤고, 윤리적인 문제로 실험 연구가 불가해 대단위 환자군 비교를 통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이에 신 교수팀은 1979년에서 2020년 사이에 발표된 50건의 사례 연구에서 125명의 개별 참가자 데이터(IPD)를 메타 분석해 적극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불산에 노출되어 손상된 환자의 ‘체표면적(Total Body Surface Area, TBSA) 연소율’이 전신 독성 발생 위험의 유일한 예측 인자이며, 연소된 체표면적이 1% 증가할 때마다 전신 독성으로 발전할 확률이 2.28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체표면적 연소율’이 2.38% 이상이면 오염 제거, 글루콘산칼슘(CAG) 적용 등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희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산 피부 노출 환자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치료 지침이 불산 피부 노출 환자의 사망률과 치명적인 합병증 감소, 환자의 빠른 일상 회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