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웹툰의 무한확장...‘유미의 세포들’로 보는 슈퍼 IP의 시대

입력 2022-07-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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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와 사회를 바라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사진= 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사진= 티빙 제공)
남자친구 구웅(안보현)과 이별을 직감하고 힘들어하던 유미(김고은)는 꿈속에서 우연히 자신의 세포 마을에 들어가게 된다. 유미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붙여져 있는 게시판을 발견한다. 유미는 구웅과 ‘해피엔딩’이길 바란다는 내용의 쪽지를 써서 붙이려고 한다.

그때 게시판 관리자 세포가 등장한다. “웅이가 내 인생의 남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는 유미의 말에 세포는 “미안하지만 웅이는 남자주인공이 아니야”라고 답한다. 남자 주인공이 누구냐고 되묻는 유미에게 게시판 관리자 세포는 말한다.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

그렇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유미’ 한 명이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다르다. 시즌이 바뀌면 주인공의 애인도 바뀐다. 평범한 30대 직장인 유미의 연애와 일상을 그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이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포스터. (사진= 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포스터. (사진= 티빙 제공)
‘유미의 세포들’은 2015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연재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해 9월 방송된 시즌1은 2030 여성 시청자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시즌2는 5주 연속 유로가입기여지수 1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미소 짓는 곳은 티빙뿐만이 아니다. 원작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을 보유한 네이버도 주목받고 있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5년의 연재기간 누적 조회 수 32억, 누적 댓글 수 500만 개를 기록했던 네이버의 대표 인기 웹툰이다. 완결 이후에도 꾸준히 독자들을 끌어모으며 누적 조회 수 35억 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IP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슈퍼 IP를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슈퍼 IP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재생산이 가능한 IP를 말한다.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출처=네이버 웹툰 캡처)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출처=네이버 웹툰 캡처)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대표적인 슈퍼 IP의 사례로 평가된다. 드라마와 게임으로 제작된 데 이어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국내 뮤지컬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은 다른 장르로 확장되는 원천 IP로 주목받는다. 웹툰 ‘신과 함께’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탄생했고,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 tvN 드라마로 제작됐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D.P.’, ‘여신강림’, ‘미생’ 등도 모두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최근 제작되는 드라마의 절반 이상이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기가 검증된 웹툰, 웹소설 IP를 활용하면 원작의 인기를 잇는 동시에 불확실성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웹툰·웹소설 IP로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IP가 되어 스핀오프, 시즌제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사진= 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사진= 티빙 제공)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제작사 등 콘텐츠 업계는 슈퍼 IP를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 등은 신진 작가를 발굴과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웹소설·웹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당선작을 웹소설·웹툰으로 자사 플랫폼에 연재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지원하는 식이다.

슈퍼 IP는 해외로 판매되기도 한다. 다음 웹툰 원작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방영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 일본에서 ‘롯폰기 클라쓰’로 리메이크 됐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확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동건 작가는 지난해 7월부터 네이버에서 ‘조조코믹스’를 연재하고 있는데, 작품은 ‘유미의 세포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조조코믹스’의 주인공들은 유미의 전 남자친구 구웅이 설립한 회사 구웅게임즈의 직원들이다. 독자들은 이 작가의 작품들이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에 ‘이동건 유니버스’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같은 거대 IP가 탄생할 수 있을까. 잘 만든 웹툰 하나가 장르와 플랫폼, 국경의 경계를 허물고 무한히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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