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까지 잡는다" 매장 진출 속도 내는 이커머스

입력 2022-07-25 08:00 수정 2022-07-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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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은 신세계백화점ㆍ발란은 IFC몰에 매장 오픈…마켓컬리도 '오프컬리' 상표 출원 오프라인 준비

▲W컨셉의 2번째 오프라인 매장 개점 (사진제공=W컨셉)
▲W컨셉의 2번째 오프라인 매장 개점 (사진제공=W컨셉)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몸집을 불린 이커머스 업계가 속속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가 지난해 인수한 셀렉트샵 29CM는 내달 1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 ‘이구갤러리(29CM GALLERY)’를 오픈한다고 25일 밝혔다.

이구갤러리는 매달 새로운 브랜드와 콘셉트를 선보이는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으로, 온라인 기반의 입점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를 돕기 위한 곳이다. 이구갤러리의 포문을 여는 브랜드는 ‘마르디 메크르디’다. 프렌치 무드의 여성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는 29CM 내 거래액이 올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6배 뛰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준모 29CM 사업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실물 매장 추가 오픈, 오프라인 이벤트 증대 등 29CM만의 라이프스타일 제안과 브랜드 큐레이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온오프라인 공간을 넘나들며 차별화된 가치를 한층 더 깊이 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패션플랫폼 W컨셉은 최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6층에 두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영남권의 대표적인 백화점으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상징성을 활용해 전국구로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W컨셉은 3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첫 오프라인 매장은 개점 한 달 만에 백화점 영캐주얼 매출 상위 3위권에 진입했으며 매출은 목표 대비 130%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지방에서도 수도권에 위치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를 확인했다. 개점 후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신규 회원수는 30% 증가했으며 연령별 구매자 수는 2030세대가 50%, 4050세대는 무려 63%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새벽배송 전문업체인 마켓컬리도 최근 '오프컬리'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오프라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판매 등의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마켓컬리에 대한 브랜드를 체험하고 접할 수 있는 팝업 형식의 공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 관계자는 “상표 출원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공간을 준비 중”이라며 “온라인 업체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소규모로 컨셉을 잡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늘어난 명품 소비와 함께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발란은 29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매장을 연다. 발란은 온라인 쇼핑의 최대 장점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해 쇼핑의 공간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발란의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설 스마트피팅룸 예상도(사진제공=발란)
▲발란의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설 스마트피팅룸 예상도(사진제공=발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발란 모바일 앱으로 스캔하면 상품의 최저가 비교, 상세 정보, 구매 후기, 맞춤형 추천 상품을 확인할 수 있고, 특히 온라인에서 담고 매장에서 입어볼 수 있는 스마트 피팅룸 기술을 적용해 발란 앱에서 상품을 담고 매장에서 피팅룸 이용을 신청하면 직원이 상품을 준비한 후 알림을 통해 비대면으로 피팅룸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머스트잇’은 명품플랫폼 최초로 지난 해 12월 서울 압구정동에 쇼룸형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인 무신사 역시 지난해 5월 홍대에서 문을 연 1호 매장의 성공을 동력 삼아 이달 1일 서울 강남에 연 2호 매장은 젊은 세대가 즐겨찾는 매장으로 뜨고 있다.

중고물품 유통채널들 역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서고 있다. 리씽크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에서 제품 체험 및 리뷰 전문 매장 ‘리씽크 개봉관’을 열었다. ‘재고 상품은 B급’이라는 소비자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개봉 상품을 전시하고 좋은 품질의 재고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일산 재고센터와 롯데몰 광명점 매장과 달리 소비자들은 직접 리씽크가 취급하는 IT기기와 TV/가전 등 다양한 재고 상품들을 체험하고 리뷰도 할 수 있다.

▲리씽크 개봉관에서 제품을 체험하는 소비자들(사진제공=리씽크)
▲리씽크 개봉관에서 제품을 체험하는 소비자들(사진제공=리씽크)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도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번개장터 내 스니커즈 및 명품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취향을 반영한 '브그즈트 랩'을 오픈했다.

간편식(HMR) 전문 푸드몰 쿠캣 역시 이달부터 전국 1만6000여 개 GS25 전 매장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직접 매장을 내지 않는 대신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의 장점을 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에 나서는 온라인 기반 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호도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유통현안에 대한 20·30세대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소매점의 바람직한 사업방향에 관한 질문에 대해 ‘온라인 구매 이전에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탐색형 매장'(36.2%)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업체라면 대부분 소비자와의 접점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이고 팝업 스토어 역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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