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좀 보세요!” 김태리가 요즘 그토록 즐거운 이유

입력 2022-07-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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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1부' 제작 보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배우 김태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1부' 제작 보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외계+인’ 홍보 행사에서 마주친 김태리는 유독 쾌활하고 즐거워 보였다. 마이크 바깥으로 선명하게 뻗어 나오는 호쾌한 웃음소리는 그가 자리했던 13일 언론시사회, 15일 쇼케이스에 이어 18일 인터뷰 장소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종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외계+인’ 개봉을 앞둔 김태리를 만나 그 기분을 물었다.

그가 요즘 그토록 즐거운 건, 4월 방영한 인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후 약 5개월간의 꿀 같은 휴식을 누린 덕분이다. 그는 “지난 4~5개월 동안 만난 사람이 평생토록 관계 맺은 사람보다 많다. 미친 듯이 만나고 다니며 힐링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한테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동일하거든요. 선배들한테 연락하고 치대고, 남의 집에도 가고 우리 집에도 오실래요? 물어보기도 하면서 나를 많이 돌아봤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확신이 드는 거죠.”

그가 느낀 확신은 배우 일을 하는 자신의 ‘태도’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내 한계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서 내 모든 에너지를 다 써서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확신은 있어요. 그러니 당당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제 태도에는 굉장한 프라이드가 있으니까요. 그 태도에서 만큼은 겸손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매니지먼트mmm)
(매니지먼트mmm)

김태리의 소신 있는 발언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였다. ‘외계+인’ 촬영을 마친 뒤 만나게 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7개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믹서기가 돌아가듯” 헌신적으로 일해야 했던 일을 이날 조심스럽게 고백했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제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소중하지만, 휴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던 작품이기도 했어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데… 운동을 아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하는 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일한다고 하더라도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면 사람이 망가질까요, 안 망가질까요.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일상생활 측면에서도 그렇고), 내가 원하는 이상치와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한계치가 크게 벌어져 있을 때 그 간극을 분석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다만 김태리는 “그만큼 힘들었기에 이만큼이나 얻은 것”이라면서 “다음번에 올 힘듦을 아주 겸허히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매니지먼트mmm)
(매니지먼트mmm)

20일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은 그보다 앞선 2020년 초봄 촬영을 시작해 2021년 4월 크랭크업한 작품이다.

김태리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천둥 쏘는 처자 이안 역을 맡아 액션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당시에도 총구를 겨누는 연기를 했지만, ‘외계+인’에서는 “휘돌아서 쏘고, 발차기 뒤에 쏘고, 뛰어내리면서 쏘는” 보다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류준열, 김우빈 등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외계+인’에는 “세대교체라는 키워드가 있다”고 특별한 의미를 짚기도 했다.

‘외계+인’은 ‘암살’,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전작에서 전지현, 김혜수, 이정재, 김윤석, 하정우 등을 캐스팅했다.

“최동훈 감독님이 지금까지 일해온 배우들은 너무나 슈퍼스타들이고, (그가 만드는 영화는) 저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이즈였어요. 이번에 류준열, 김태리라는 젊은 배우의 얼굴을 사용하신 데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계+인' 스틸컷 (CJ ENM)
▲'외계+인' 스틸컷 (CJ ENM)

그는 연기하는 과정에서 만난 배우들에게 좋은 힘을 받았다고도 했다. 잔뜩 긴장한 첫 촬영 당시 류준열이 곁에 있어 안심이 됐고, ‘미스터 션샤인’에서 짧게나마 같이 연기해본 경험이 있는 김의성을 다시 만나 무척 든든했고, 촬영 현장에서 당당하게 자기표현을 하는 염정아를 보면서 “다시 태어난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동경의 감정을 품었다고 했다.

세상에, 여기 좀 보세요! 여기 이런 작품이 있어요!

손뼉 치면서 큰 소리로 외치고 싶을 정도로, 김태리는 ‘외계+인’을 주변에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동안은 늘 방어적인 태세로 임했어요. 홍보할 때는 열심히 좋은 말을 했지만, 제 연기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제 작품 중에 이만큼 행복하게 본 경우는 없어요. 이상치에 닿지 못한 부분은 당연히 있겠지만, 과정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언론시사회 이후 일각에서 ‘외계+인’을 두고 산만하고 난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1부가 그랬다면 2부에서는 (의문점이) 명확하게 풀릴 거예요. 1부에서 방대한 세계관에서 수많은 인물의 관계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연결해야 했다면, 2부에서는 그 모든 걸 인식한 상태로 보게 될 테니 무조건 더 재미있을 겁니다!”

‘외계+인’은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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