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ㆍ기관 투자 늘려달라는 가상자산 거래소, 거리두기 유지하는 은행

입력 2022-07-19 13:40 수정 2022-07-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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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혁신회의 첫발을 내디딘 가운데, 가상자산을 둘러싼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가상자산업 진출 기회를 노려온 은행들은 테라ㆍ루나 사태 이후 몸을 낮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반면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거래량이 줄어든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법인ㆍ기관투자자 유치를 통해 새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서울 중국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19일 서울 중국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19일 오전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을 개최, 금융혁신을 위한 36개의 우선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시장이 희망하는 규제 개선 사항들을 갈무리해 4대 분야, 9개 주요과제, 36개 세부과제로 분류한 것이다. 지난 6월부터 금융위는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금투협회, 핀테크산업협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로부터 234개의 건의사항을 접수했다.

핀테크산업협회는 주요과제 중 하나로 '가상자산 규율체계 마련'을 제시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과제로 △가상자산거래소 원화마켓의 법인·기관투자자 투자 허용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기준 완화 △가상자산사업자의 해외진출 확대 장려 △가상자산사업자와 금융회사 간 협업 확대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상세기준 마련 △가상자산사업자 본인거래소 이용제한 예외사유 확대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현재 금융위의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 대표 협회가 부재한 만큼 핀산협이 거래소의 요구를 전달한 것이다.

업계는 금융위에 제안한 규제혁신 내용 중 '원화마켓의 법인기관투자 허용'을 숙원으로 꼽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경우 실명계좌를 보유한 개인만이 원화 거래가 가능하다. 법인 명의의 계좌가 있는 경우에도 비트코인이나 테더(USDT) 등 코인간 마켓에서만 거래를 지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코빗과 제휴 중인 신한은행이 법인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용 실명계좌를 제공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가상자산 수탁사를 대상으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융규제혁신회의에 해당 건의사항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예치금이나 수수료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결국 거래대금에 비례하는 만큼 개인 투자자보다 법인 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고 간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은 가상자산과의 거리두기로 기조가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은행연합회를 통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관련 부서를 만들어달라 요청하는 등 다방면에서 접근해왔다. 이번 금융규제혁신 내용에서도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 전달했지만 과거에 비해 힘이 빠진 모양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과제가 아닌 세부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된 만큼 지난번보다 무게감은 떨어진 상태"라며 "테라ㆍ루나 사태가 워낙 파급력이 컸던 만큼 해당 시장에 진출하려는 은행들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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