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부조리극의 대가, 외젠 이오네스코(1909~1994)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페스티벌이 5월10일까지 열린다. 이오네스코는 현대 연극뿐만 아니라 예술과 사상계에 깊은 영향력을 끼친 인물.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연극계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오네스코를 연구하고 공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문
루마니아 태생인 이오네스코는 평생 전통적 연극에 대한 도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처녀희곡은 1950년에 발표한 '반희곡(反戱曲)'이라는 부제를 붙인 '대머리 여가수'라는 긴 단막극이었다.
이후 '수업'(1951), '의자들'(1952)에 의해 전위극의 대표적 작가로 인정받았다.
이오네스코는 '의무의 희생자'(1953), '이사온 하숙인'(1957), '알마 즉흥극'(1956) 등을 차례로 발표해 현대생활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형이상학적 불안감을 생리적인 고통으로 극화하기도 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극단 노을, 연희단거리패, 극단 완자무늬, 극단76 등 7개 극단이 참가해 그의 대표작 8편을 성남아트센터, 대학로 게릴라 소극장, 스튜디오 76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는 극단 노을의 '단막극 시리즈'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또한 대학로 스튜디오 76에서는 '의자들'(19~29일·연출 기국서·극단76), '단막극 시리즈'(4월2일~12일·연출 오세곤·극단 노을), '알마의 즉흥극'(4월15일~26일·극단 창파·연출 백로라)이 공연된다.
그 중 이윤택 연출의 '수업'은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와 장 주네의 '하녀들'과 함께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소통부재의 세계 속에서 싸이코 패스의 폭력성을 보여준다.
지식을 갈망하는 한 여학생이 교수를 찾아와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학, 언어학 등으로 이어지는 수업은 점점 더 미로 속으로만 빠져 들어가는 왜곡과 소통불능의 연속이다.
결국 제도적인 주입식 교육을 거부하는 학생에게 칼을 꽂는 교수. 소통부재의 세계 속에서 저질러지는 싸이코 패스의 폭력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연출가 이윤택은 "이제 베케트와 이오네스코와 장주네를 난해한 부조리극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겨 볼 수 있는 현대극 레퍼토리로 수용할 때가 됐다"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이오네스코의 연극성을 퍼뜨리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이 얼마나 의미심장하면서도 재미있는 연극인가를 관객에게 전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페스티벌 기간 중 이오네스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오네스코와 현대연극'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