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野, 백화점·복합쇼핑몰 확대 '맞불'

입력 2022-07-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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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의무휴업 폐지 국민제안 소개…"이용자 피해 많다는 지적"
온라인 투표서 압도적 1위…"최종 선정되면 국회에 입법 건의할 것"
여야 방향 갈려…與, 휴업 자율 확대 vs 野, 백화점·복합쇼핑몰 포함
과반 의석 巨野 "대상 확대안 심의해 정부에 폐지 이유 따질 것"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이 추린 국민제안에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가 담겨 관심이 모였다. 최종 선정되면 관련 입법을 국회에 제안할 방침이지만,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들을 추진할 태세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20일 청사 브리핑에 나서 우수 국민제안 10건을 추렸다며 그 중 하나로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를 거론했다. 강 수석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지역 자영업 보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들의 피해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에 반영할 국민제안은 21일부터 열흘간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3건을 선정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최종 선정될 경우 대통령실은 국민적 수요를 확인한 것인 만큼 국회에 입법을 공개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최종 선정 결과가 나온 뒤 논의해야하고, 또 선정된다고 해도 무조건 그대로 이행해야 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드러난 것인 만큼 당연히 국회에 입법 건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규정된 법률은 유통산업발전법이다. 현재 계류된 개정안 중 의무휴업 폐지안은 없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발의 법안들을 살펴보면 입법방향이 갈린다. 국민의힘은 김성원·최승재·허은아 의원 등이 의무휴업 지정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자율권을 확대하거나 명절 근접 연휴 영업을 허용하는 등 완화안을 내놨다. 반면 민주당은 홍익표·이동주 의원 등이 의무휴업 지정 대상에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도 포함시키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여소야대 상황상 의무휴업 폐지 여부는 야당에 달린 만큼 대통령실로서는 민주당을 설득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오히려 계류된 법안들의 심의를 진행해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과거 여야가 합의해 만든 것으로 뚜렷한 근거나 이유도 없이 폐지할 수는 없다”며 “대통령실에서 이를 추진한다면,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법안 심의를 진행함으로써 국민제안이라는 명분 외에 왜 폐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부처를 상임위로 불러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의무휴업 대상을 확대하는 입법이 논의된 건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 보호도 있지만 근로자들의 휴일을 보장해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며 “대통령실에서 의무휴업 폐지를 추진한다면 근로자들의 휴일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고 이는 법안 심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표가 몰리며 찬성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5000표를 넘겨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 다수가 원한다고 하면 국회가 무시해선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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