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동상이몽'···업계 “풀리면 매출 1조" vs 巨野 "오히려 규제 확대"

입력 2022-07-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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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4시 현재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 현황(자료=대통령실 국민제안 사이트 화면 캡쳐)
▲21일 오후 4시 현재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 현황(자료=대통령실 국민제안 사이트 화면 캡쳐)

대통령실이 우수 국민제안 중 하나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선정하면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해제될 경우 업체당 연간 최대 1조 원의 매출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소상공인 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내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월 2회 문을 닫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대형마트는 점포를 이용한 새벽배송에도 나설 수 없고, 의무휴업일에는 일반배송조차 불가능하다.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들 역시 불편함을 이유로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소상공인 보호 등의 명분에 밀려 번번히 무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국민투표로 의무휴업 폐지가 가시화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유통업체들의 실적과 배송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월 2회 의무휴업이 폐지될 경우 평균 기존점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1~2% 수준에서 7~8% 수준까지 크게 상승될 것으로 봤다. 휴일 매출액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0억~4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월 2회 의무휴업을 폐지하면 월간 600억~800억 원, 연간 약 7000억~1조 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 임차료 같은 고정비는 추가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 인건비 소폭 증가분 등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이 500억~1000억 원 이상 추가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최종 국회를 통과해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마트는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기존 대비 20%, 롯데쇼핑의 경우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기존 대비 11%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대형마트의 배송능력 향상에 주목했다. 의무휴업 해제로 휴일 배송이나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경우 연간 24일 추가 운영이 가능해지는 만큼 점포를 활용한 배송능력이 산술적으로 최대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점포를 통한 새벽배송까지 시행할 경우 해당 점포의 하루 배송 능력은 약 30% 이상 증가할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통업 규제는 10년간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규제였고, 정작 가장 중요한 소비자 편익에 대한 배려가 배제돼왔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라면서 “이제라도 소비자(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겠다는 결정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화하기까지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들을 추진할 태세다.

민주당은 홍익표·이동주 의원 등이 의무휴업 지정 대상에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도 포함시키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다만 민주당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표가 몰리며 찬성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5000표를 넘겨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 다수가 원한다고 하면 국회가 무시해선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들도 "골목상권 보호는 국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은 이미 2018년 대형마트 7곳이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된 바 있다"며 "적법성이 입증됐음에도 새 정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골목상권 최후의 보호막을 제거하고 재벌 대기업의 숙원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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