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타한 폭염, 가축‧농작물 생산도 위협

입력 2022-07-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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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초지 말라 소 먹일 풀 사라지고 있어
고온 환경에 수천 마리 소 떼죽음도
옥수수, 고온에 수확량 하루 9%씩 감소할 수도

▲6월 23일 미국 애틀랜타주 트루이스트 파크에 놓인 온도계가 화씨 100도(섭씨 37.8도)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 애틀랜타/AP뉴시스
▲6월 23일 미국 애틀랜타주 트루이스트 파크에 놓인 온도계가 화씨 100도(섭씨 37.8도)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을 강타한 폭염으로 건조한 기후와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면서 가축과 농작물이 위협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축산지인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주 등에서 가뭄이 장기화되자 목초지가 바싹 마른 탓에 가축들이 먹을 풀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기상청(NWS)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주 등의 기온이 주말 동안 섭씨 40도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목장주들은 대안 찾기에 나섰다.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목장주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사료, 비료, 연료 등에 사용하고 있다. 또 송아지는 가축 사육장에, 소는 식품 가공업체에 파는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의 6월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소를 먹이는 건초 가격이 지난해 동월 대비 56% 올랐다. 소 한 마리 가격이 1년 전보다 15% 상승했음에도 아이오와주립대의 비용‧수익 분석 결과는 소 목장주들이 지난 두 달 간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의 한 목장주는 “소를 먹이는 게 너무 비싸 최근 80마리의 소를 식품 가공업체에 팔았다”고 전했다.

높은 온도는 가축의 생존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캔자스주에서는 수천 마리의 소들이 고온으로 죽는 일이 있었다.

농작물도 위기다. 미국가뭄모니터에 따르면 옥수수 생산의 30%, 콩 생산의 26%를 책임지는 지역이 고온으로 인해 가뭄을 겪고 있다.

옥수수는 현재 수분 시기인데, 식물이 가장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때이다. 이때 32.2도를 넘는 기온에 노출되면 옥수수가 수확량이 줄어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옥수수를 생산하는 아이오와주 서부지역 기온은 37.8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댄 퀸 퍼듀대 농학자는 “수분기의 심각한 가뭄과 더위는 하루 약 9%의 수확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옥수수 등 작황이 타격을 입으면 이를 토대로 만드는 사료비 부담도 더 커질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옥수수와 밀을 포함한 농산물 가격이 몇 달 동안 급등했다. 이상 기후까지 겹치면서 주요 작물 재배 지역의 상황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남부와 서부 지역에는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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