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부 살리고 공수처법 24조 삭제하고…‘文 검찰개혁’ 이전으로 돌아간다

입력 2022-07-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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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법무부가 과거 폐지된 강력부를 되살리고 ‘공수처법 24조’를 삭제하는 등 검찰 수사기능 복원에 나선다. 검찰을 전 정부 ‘검찰개혁’ 이전 모습으로 최대한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에 5대 핵심 추진 과제 등 새 정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업무계획의 핵심은 검찰의 직접 수사와 정보활동 등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직접수사를 제한한 검찰청의 직제를 정비하고 형사부 분장 사무를 복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 정부에서 폐지된 검찰청의 강력부와 외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를 복원한다.

최근 법무부는 직제개편을 통해 각 형사부에서 검찰총장의 승인 없이 직접수사를 가능하도록 바꾼 바 있다. 지난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줄이기 위해 직제를 개편했는데,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이를 폐지한 것이다.

줄어든 수사 범위를 다시 확대하기 위해 ‘합동수사단(합수단)’도 적극 활용한다. 9월부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이 시행되며 검찰의 수사 범위와 대상은 줄어드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검찰의 수사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합동수사단 등을 설치하고 기관 간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증권과 공정거래, 조세 분야 등에 대한 경제범죄 수사에도 집중한다. 한 장관은 5월 취임 직후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을 부활시켰다. 이 역시 추 전 장관이 2020년 ‘검찰 직접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한 것이다. 전 정부는 합수단을 ‘불법 수사’, ‘부패의 온상’으로 규정했지만, 한 장관은 이를 다시 살려냈다.

이밖에도 법무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 강화, 공정거래 수사조직 정비 등의 방법으로 검찰의 공정거래 사범 수사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세범죄합수단’도 신설해 조세‧관세포탈과 역외탈세, 해외불법재산 형성 등 탈세범죄를 수사한다. 서울북부지검은 조세범죄중점청이다. 조세범죄 합수단이 생긴다면 조세범죄중점청인 서울북부지검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정립하게 될 지도 주요 관심사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폐지도 추진한다. 이는 공수처법 24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 명시된 내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검찰‧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보다 공수처가 우선권을 갖도록 규정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공수처법 24조 1항(이첩요구권) 폐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조항을 폐지하면 검찰도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원리를 적절히 시행해야 한다”며 “검찰의 부패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보면 폐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정부에서 축소했던 검찰의 정보 기능도 되살린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수준으로는 부정부패와 경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수집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대검찰청 정보관리담당관실을 활성화하고 부정부패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법무부는 정보 가치에 대한 검증이 효과적인지, 범죄정보관리가 개선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

문제는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공수처법 24조 1항과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폐지 등 국회 법률 개정 사안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률 개정 사항인데 국회와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민주당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필요에 따라 정부 입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야권의 반발이 거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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