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ETF 삼국지 한 달, 삼성자산운용 웃었다

입력 2022-07-26 16:34 수정 2022-07-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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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데이트펀드 수익률
▲타깃데이트펀드 수익률
서봉균 대표가 이끄는 삼성자산운용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왕좌의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키움투자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과 TDF ETF 10종을 동시에 상장하면서 삼국지 생존게임을 시작했다.

TDF ETF는 7월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방법을 사전에 지정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되자 국내 운용사들이 30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이다. 자산배분 타겟데이트펀드(TDF),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모델을 적용한 펀드, 타겟인텀펀드(TIF) 등에서 ETF로 전쟁터를 확대한 것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TDF 2050 ETF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3.55%의 수익률을 올리며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 ETF를 제쳤다. 이는 코스피가 움직인 수준(3.44%)보다도 높다. 코덱스 TDF ETF는 삼성자산운용과 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공동 개발한 글라이드 패스(은퇴 시점까지 조정되는 주식과 채권 투자의 비중 추이)가 적용됐다. 주요 보유 종목은 원화 예금과 뱅가드 S&P 500 ETF, 아이셰어 S&P 500 인덱스 펀드 등이다.

삼성의 TDF ETF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익률 1위 자리를 지킨 이유는 서 대표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삼성자산운용 대표 자리에 오른 그는 취임 때부터 ‘파격 인사’로 꼽혔다. 통상 삼성자산운용의 대표는 삼성생명 출신이었는데, 서 대표는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외국계 증권사 출신 전문가다. 서 대표가 삼성자산운용 대표의 관행을 꺤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서 대표가 삼성자산운용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덱스 TDF ETF의 선전에 “삼성의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아리랑 TDF ETF는 한화와 글로벌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가 함께 개발한 글라이드패스와 기초지수를 추정하는데, 모닝스타의 5개 기초지수를 자산 배분의 투자 대상으로 사용한다. 히어로즈 TDF ETF는 다우존스 타겟 2040 인덱스를 기초 지수로 맥쿼리 인프라 등을 담고 있다. 코덱스 TDF 2050 ETF의 뒤를 한화의 아리랑 TDF 2030 ETF(3.50%), 키움의 히어로즈 TDF 2040 ETF(3.31%)가 이었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건 아리랑 TDF 2060 ETF(2.22%)였다.

지난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이 시행되면서 TDF는 디폴트 옵션에 담기는 대표적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TDF는 가입자가 목표 시점(Target Date)을 설정하면 생애 자산 배분 곡선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의 비율이 자동적으로 조절되기 상품이기 때문이다. 은퇴 시점이 비교적 먼 2030은 주식의 비율을 늘려 공격적으로, 그렇지 않은 4050은 안정성을 위해 채권 비율을 늘리는 방식이다.

TDF 시장이 주목을 받자 자산운용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TDF ETF를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한화, 삼성, 키움 등 3곳의 증권사에서 10개의 TDF ETF를 동시에 상장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세 증권사는 각각 2030, 2040, 2050(목표 은퇴 시점) TDF ETF를 만들었는데, 한화만 유일하게 2060 상품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2060은 TDF 상품을 통틀어 가장 긴 시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20~30대뿐만 아니라 보다 공격적인 원하는 이들을 위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익률에 대해 “S&P 글로벌과 공동 개발한 지수가 직관적이고 시장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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