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사상 최저 투표율에 대통령 사임 촉구
‘아랍의 봄’이 시작된 튀니지에서 국민투표에 부쳐진 대통령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개헌안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튀니지 여론조사 기관인 시그마 콘세일 연구소는 출구조사 결과 찬성표 비율이 92.3%라고 밝혔다. 최소 참여는 없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율이 27.5%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개헌은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주도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튀니지를 몇 년간의 마비 상태에서 구해야 한다”며 의회를 몰아내고 칙령에 따른 통치로 전환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달 ‘새 공화국 헌법’으로 불리는 개헌안을 마련했다. 개헌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은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대통령의 개헌 추진을 반대해온 정치권은 튀니지가 민주주의를 해체하고 2011년 혁명 전의 독재 정치로 회귀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투표를 거부했다.
이들은 이제 사상 최저 투표율을 강조하며 사이에드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따.
사이에드 대통령의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혁명 이후 쇠퇴한 경제를 되살릴 강한 지도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책을 기다리는 튀니지 국민들은 지난 1년간 정치 위기보다 경제 위기에 더 사로잡혀 있었다고 VOA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