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아이스크림 순위도 바꿨다…'붕어싸만코', '투게더' 제치고 첫 왕좌

입력 2022-07-27 15:25 수정 2022-07-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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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나눠먹는 빙그레 투게더, 붕어싸만코에 작년 매출 처음 밀려…MZ세대 공략 마케팅도 한몫

▲빙그레 붕어싸만코.  (사진제공=빙그레)
▲빙그레 붕어싸만코. (사진제공=빙그레)

급증하는 1인 가구가 국내 아이스크림 매출 1, 2위를 바꿔놨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던 빙그레의 '붕어싸만코'가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오던 빙그레의 '투게더'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위에 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출시된 빙그레의 '붕어싸만코'는 그동안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2위에 머물렀다. 매출 부문에서는 같은 회사 제품인 '투게더'를 넘지 못했고 마케팅 측면에서는 '메로나'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붕어싸만코가 마침내 1위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기준 붕어싸만코의 소매점 POS 매출액은 665억 원으로 전체 아이스크림 제품 1위에 올랐다. 이 조사에서 붕어싸만코가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1위였던 투게더는 지난해 630억 원의 매출로 붕어싸만코에 밀렸다. 3~5위는 각각 롯데 월드콘, 하겐다즈코리아의 하겐다즈, 빙그레 메로나가 이름을 올렸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하는 가구 형태가 붕어싸만코, 투게더의 순위 바꿈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붕어싸만코와 달리 투게더는 가족이 나눠 먹기에 좋은 대용량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 1인 가구 수는 664만3354가구(2020년 기준)로 10가구 중 3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붕어싸만코는 붕어빵 모양의 과자 속 아이스크림과 시럽, 다양한 식감의 토핑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최근 들어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전략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초 빙그레는 붕어싸만코에 불닭 소스를 첨가한 ‘멘붕어싸만코’를 내놨다. 멘붕어싸만코는 불닭 소스의 매운맛과 붕어싸만코의 통팥시럽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독특한 조화 덕분에 멘붕어싸만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았다.

2020년에는 할머니 같은 입맛을 지닌 2030세대를 칭하는 '할매니얼'을 위해 흑임자 아이스크림과 팥이 조화를 이룬 ‘흑임자 붕어싸만코’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함께 소매점 POS 매출액 톱5에서 빙그레 제품은 3개(붕어싸만코, 투게더, 메로나)에 달하는데 비해 빙과업계 라이벌인 롯데 제품은 1개(월드콘)에 그치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빙그레는 아직 웃을 수 없다. 최근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통합법인 출범으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제과 통합법인 VS 빙그레ㆍ해태아이스크림’ 구조로 재편됐다. 작년 식품산업통계정보 기준으로 롯데제과 통합법인의 아이스크림 시장 합산 점유율은 45.44%로, 빙그레ㆍ해태아이스크림의 점유율(40.48%)보다 약 5%포인트 높다.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빙그레가 롯데를 꺾으려면 기존 제품들의 공격적인 활약이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빙그레가 시장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자 해태아이스크림을 완전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인수했지만 합병을 하진 않은 상태라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은 생산ㆍ영업망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빙그레가 합병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빙그레는 적자에 빠진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방침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해 영업손실 19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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