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개발은 호재"…용산 주택시장 벌써부터 '들썩'

입력 2022-07-27 17:00 수정 2022-07-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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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발로 집값 상승 기대감
인근 중개업소 "문의 잇따라"
일각 "투기심리 부추길 것" 우려
서울시 "거래허가제 등 안전장치"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정비창 부지의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정비창 부지의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최근 집주인들이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는 상황이라 거래는 잠잠한데, 그래도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매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볼 때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 일대에 100% 호재로 작용할 겁니다.”(용산구 이촌동 L공인 관계자)

“용산정비창 주변 단지들에는 호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미 너무 많이 올라서 급격하게 상승하진 않고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보여요. 그런데 대출이 나오지 않는 고가 아파트가 많다 보니까 실수요자 위주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용산구 한강로동 S공인 관계자)

서울시가 26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하면서 용산구 일대 집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용산정비창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이 좀 더 구체화할 때까지 집값 상승 속도가 더딜 수는 있겠지만, 결국 용산 일대 집값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최근 주춤했던 용산구 집값 상승세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10년 만에 용산정비창 개발이 재추진됨에 따라 하향 안정화하는 집값이 다시 급등하고, 투기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공급되는 주택 중 75%가 민간분양으로 이뤄질 예정인 만큼 민간자본이 쏠리면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집값을 또다시 끌어올리는 신호탄이자 민간재벌의 불로소득 잔칫상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박훈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통해 민간이 시세차익을 누리게 되면 그나마 안정 국면에 들어온 부동산 경기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며 “공급 자체로 보면 집값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가 서울의 전반적인 규제완화로 연결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예정지 일대 집값이 더 뛸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용산정비창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투기 수요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5월 국토교통부는 용산정비창 일대를 2023년 5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과거부터 용산정비창 일대에 대한 개발 사인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2020년 5월 용산국제업무지구 예정지 주변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설정한 바 있고 2년이 지난 올해 5월 재지정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투기 수요는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투기 수요를 차단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박 위원장은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허가구역 내에서 실제로 허가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허가구역 지정 자체만으로도 집값을 누르는 효과가 있긴 있지만, 허가를 무조건 안 해 줄 수는 없어서 허가율에 따라서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못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용산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노후 아파트 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 기대감에 따라 집값이 급등하다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조정국면에 따른 집값 내림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값은 지난주(18일 기준) 0.02% 하락하며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조사부터 3주 연속 보합을 기록한 것을 포함하면 5주째 약보합세가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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