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환율·스태그플레이션의 습격, 전문가들 “리스크 관리해야”

입력 2022-07-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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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침체 부정’ 발언에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산재한 악재들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증권가의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간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와 더불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키를 쥔 푸틴의 행보,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 장애물이 겹겹이 쌓인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계속될 것인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고 리스크 관리에 충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금리·스태그플레이션·푸틴플레이션 악재, 여전한 불안감=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 발맞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 최근 국내 성장률을 견인했던 민간 소비가 위축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민간소비가 최대 0.15%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민간 소비의 금리 탄력성은 평균 0.04∼0.15%로 집계됐다.

최근 기대치를 상회한 2분기 성장률(0.7%)에서 민간 소비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 만큼 오는 8월 한은의 금리인상 여파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가는 당장 8월 빅스텝을 밟지는 않겠지만 0.25%포인트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으로 언급되는 러시아발 에너지 및 곡물 공급난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미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연이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나아가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7월 FOMC 성명서에도 러-우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지적했다”며 “침공(invasion)이라는 단어를 전쟁(war)으로 변경했고 러-우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적시, 푸틴플레이션에 따른 직·간접적인 물가 상승 리스크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이로 인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충격뿐 아니라 경기침체, 리세션의 충격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의 반응은 금리정책 대응 이후 물가 안정이 현실화되는 것을 전제한다면 본격적인 리세션 국면으로,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을 경우라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던 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환율이 급등하면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리스크 관리 최우선”…금융기관도 리스크 관리 방점=전문가들은 자본유출과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우려 등이 상존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으로 조언한다.

이 연구원은 “2년간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확산 여부, 점차 심화되는 미국과 서방 민주주의 진영과 러시아-중국 중심의 진영 간 대립, 진영 간 대립에 특히 취약한 한국의 무역 구조등은 예기치 못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여타 자산 시장과 다르게 가격 조정이 본격화하지 않은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 가능성도 염

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도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과 관련, 자본유출입, 환율 등 동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시장안정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가 보유한 외화채권을 활용, 해외에서 외화(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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