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안고 떠나는 尹대통령 5일 휴가…민생안정·지지율 어떻게 풀까

입력 2022-07-31 15:41 수정 2022-07-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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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20%대로 추락…취임 후 처음
北 핵실험·코로나 재유행·국힘 내홍 등 현안 산적
휴가 직후엔 광복절 사면·문자 논란 입장 등 고심
재충전 후 어떤 아젠다 제시할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부터 닷새간 첫 여름휴가를 간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윤 대통령이 모처럼 휴식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요 현안들까지 산적해 있어 발걸음이 무겁다. 온전한 휴식보다는 국정운영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2~3일은 지방을 방문해 민생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통령 별장이 있는 경남 거제의 '저도'가 후보지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2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여름휴가때 저도에 계속 갔다고 하는데 거제도라서 대우조선 때문에 좀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저도를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변수였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 사태도 해결돼 이 곳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저도는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 휴양지로 이용된 작은 섬으로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 곳을 찾았다.

휴가를 떠나는 윤 대통령의 마음은 편치 않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3고로 경제·민생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지율마저 20%대로 떨어져서다.

한국갤럽이 26~28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p 하락한 28%로 집계됐다. 인사논란에 '문자파동'으로 국정지지도 30%선까지 무너졌다. 취임 석 달 만에 50%대에서 20%대로 떨어진 것이다. 부정 평가 이유에는 최근 논란이 된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 및 권성동 문자 메시지 노출(3%) 등이 추가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각심을 갖고 원인 파악, 극복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 모든 사람들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하기보다는 하려고 했던 것들을 묵묵히 하다 보면 결국 국민들도 진정성을 다시 생각해 줄 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강도높은 비난을 한 만큼 핵실험 강행 여부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을 높이고 있고, 휴가철 코로나19 재유행도 비상이다. 윤 대통령은 늘 "당무엔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국민의힘 내홍 상황은 대통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고민거리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퇴로 여당 지도체제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도 부담스럽다.

휴가 직후엔 광복절 사면 등 당면 현안들도 기다리고 있다. 침묵으로 일관한 '내무총질' 문자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이든 입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와 아젠다를 가지고 올지 관심사다.

'대통령 휴가 징크스’, '휴가 복 없는 대통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현안들이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어 윤 대통령이 휴가 도중 집무실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로 관저에서 시간을 보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휴가 출발 하루 전날인 2017년 7월 28일 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해 휴가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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