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글로벌 원자재 시장...양극화에 불확실성 커진 인플레 전망

입력 2022-08-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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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선물 가격, 우크라 침공 이전 수준 회복
옥수수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
유럽 천연가스 가격, 전쟁 이전 대비 2배 이상 높아
유가, 석탄 가격도 고공행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 노보아조브스크에서 7월 31일(현지시간) 밀 수확이 진행 중이다. 노보아조브스크/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 노보아조브스크에서 7월 31일(현지시간) 밀 수확이 진행 중이다. 노보아조브스크/AFP연합뉴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곡물과 금속 가격은 수요 둔화 전망에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반면 에너지 시세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 부족 여파로 여전히 우상향이다. 세계 원자재 시장에 경기침체 신호와 고물가 움직임이 병존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글로벌 곡물과 금속 가격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밀 선물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옥수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옥수수와 밀 가격은 수출 대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요동쳤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밀의 28%, 옥수수의 15%를 수출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해 6월 기준으로 3월보다 3% 낮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3월 해당 지수는 전달보다 13%나 급등했었다.

JP모건체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2분기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13%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반 토막 수준인 5.5∼6.0%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6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2%로 0.4%포인트 낮췄다. 경기침체 전망은 산업 생산의 기반이 되는 금속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대비 2% 하락했다. 구리는 세계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고 알루미늄은 자동차 생산이 급감한 여파다.

그러나 에너지는 곡물·금속과 정반대 움직임을 나타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은 7월 26일 이후 메가와트시(MWh)당 200유로 이상으로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70~80유로 대비 두 배가 넘는다. 러시아가 독일 연결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80%가량 감축하면서 가스 가격 급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럽 가스 공급 차질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으로 튀었다. 유럽이 부족한 가스를 대신해 LNG 수입을 늘리면서 아시아의 LNG 수입분 시세를 끌어올렸다. 아시아의 LNG 현물 가격은 지난 3월 100만 BTU(영국열량단위)당 59.67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여전히 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까지 러시아산 원유 공급량이 현재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여파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대를 회복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110달러대로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14%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달 유럽이 러시아산 수입 금지에 들어가면서 석탄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발전용 석탄 지표인 호주산 현물 가격은 톤당 410달러로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60%나 높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양분화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까다로워지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골머리를 앓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0.6% 성장한 데 이어 2분기도 0.9%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금리 인상 폭과 시기 저울질에 들어갔다. 과격한 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우려가 있어서다. 그러나 유럽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완화할 기미가 없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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