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이 거래재개 4개월여 만에 경영권을 매각한다. 기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고, 새로운 최대주주 측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도 유치하면서 ‘한 지붕 세 가족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성안 최대주주 박상태 대표 등은 보유지분 전량(1780만 주, 지분율 31.32%)을 대호테크놀러지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249억 원으로 계약일에 267만 주를 지급하고 잔금일에 나머지 1513만 주를 양도한다. 잔금일은 매수인 측 안건이 임시주총서 가결되는 날이다. 성안은 다음 달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 상태다.
인수대금은 대호에이엘 매각 자금으로 보인다. 인수자인 대호테크놀러지는 대호하이텍 자회사다. 대호하이텍은 지난달 29일 대호에이엘 경영권 지분(10%)을 비덴트에게 297억 원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완료했다.
다만 대호하이텍과 대호테크놀러지는 이번에 매각한 대오에이엘 지분을 담보로 160억 원의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불확실하다.
주목할 점은 이번 딜 규모다. 경영권 매각과 증권 투자를 포함해 모두 1169억 원이 움직인다. 성안 시가총액(이날 종가 기준 580억 원)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성안은 경영권 매각과 함께 920억 원 규모 자금조달도 발표했다.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인수자인 대호테크놀러지(100억 원)와 이모 씨(70억 원)가 참여하고, CB(전환사채)로 채모 씨(250억 원)와 이모 씨(200억 원)을 투자한다. BW(신주인수권부사채)로는 최모 씨가 300억 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투자에 참여하는 이들은 인수 주체인 대호테크놀러지를 제외한 모두가 지난 2019년 A사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이들로, 비엠비즈니스에 적을 둔 적이 있다. 이들이 내놓는 자금만 82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가 종결돼도 기존 경영진은 자리를 지킨다. 섬유사업은 유지하면서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이들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경영권 매각이 결정되는 임시주총에서 키오스크 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변경을 진행한다.
성안은 현재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68억 원에서 788억 원으로 63% 줄었다. 영업손실도 129억 원에서 61억 원까지 지속 발생 중이다. 하락세지만 매출은 지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신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기업 가치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금이 모두 납입되면 기존 경영진(섬유사업), 대호테크놀러지(새로운 최대주주, 신사업), FI(재무적 투자자) 등이 함께 하면서 '한 지붕 세 가족'이 되는 셈이다.
성안 관계자는 "자금이 납입되면 자본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롭게 들어오는 이들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