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외국인 자금 유출 유의해야…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 한목소리

입력 2022-08-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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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만장일치로 사상 처음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빅스텝을 단행하며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한은이 2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한 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가장 우선시할 부분은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p) 인상했지만,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여전히 중립금리 추정 범위를 밑도는 완화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물가상승 기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 상승 속도와 확산범위가 불과 몇 주 전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앞으로도 지정학적 위험의 장기화, 감염병 재확산과 공급망 차질, 기상여건 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상방 리스크(위험)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 급여를 중심으로 임금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물가 간의 악순환적 상호 작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리 정책의 물가 파급 시차가 수 분기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의 가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빅스텝을 지지했다.

회의 당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 위원은 "이번 결정(빅스텝)에는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출에 따른 외환시장 교란 요인에 대비할 필요도 일부 고려됐다"며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은 국내외 경제 여건, 투자자의 투자전략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내외 금리차가 절대적 지표는 아니지만, 환 변동까지 반영된 차익거래 유인에 상대적으로 크게 반응하는 채권 자금과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갑작스러운 글로벌 리스크 변화에 반응하는 자금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자본유출 규모가 단기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내외 금리차가 우려할 만큼 확대되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위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 위원은 "향후에도 물가 동향, 성장 여건 변화,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와 고용 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는 충분하며, 실물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과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 역시 "향후 경기·물가 전망, 금융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물가가 예상 경로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 한, 점차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베이비 스텝(0.25%p 인상)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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