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최대 성수기를 맞은 편의점의 맥주 전쟁이 해외로 전장을 넓히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를 비롯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가 '곰표 맥주', '말 맥주' 등 인기 자제상표(PB) 맥주를 속속 해외에 수출하면서다. 몽골 등 아시아를 넘어 맥주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등 유럽에까지 상륙하면서 K편의점의 위세를 떨치고 있다.
GS25는 맥주 수출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수제맥주 수출 목표치를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960만 원)로 상향 조정했다고 3일 밝혔다. 2020년 총 6종, 9만 달러였던 수출품목과 액수는 지난해 13종, 34만 달러, 올해 상반기에는 15종, 56만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몽골 등 아시아 국가 위주였던 수출 대상국이 올해에는 독일, 프랑스, 스위스, 호주 등 맥주 문화가 발달한 유럽, 영미권 등 총 13개국으로 확대된다. 품목도 경복궁, 광화문, 성산일출봉, 제주백록담 등 15종으로 늘었다.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린 맥주 1위는 2019년 카브루와 GS리테일이 공동개발한 '경복궁'으로, 인터내셔널비어컵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다.
앞서 GS리테일은 지난해 국내 편의점 사업자 최초로 ‘전문무역상사’ 지위를 획득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발굴 및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9~2021년 상반기까지 올린 누적 수출 실적은 710만 달러(81억 원)로 연평균 약 236만 달러(28억 원) 규모다. 올해도 수제맥주를 필두로 700여 종 상품 수출을 진행하며, 편의점 업계 최초로 700만달러 수출탑 수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20년 5월 조직된 해외 수출입 전담 부서를 강화하고, 2025년까지 50개국을 대상으로 연간 수출액 2000만 달러를 달성해 국내 유통 강자를 뛰어넘어 수출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은주 GS리테일 수출입파트장은 “GS리테일의 차별화된 수제 맥주가 맥주 본고장인 유럽 국가들로까지 수출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라며 “GS리테일이 머지않아 내수 유통 기업을 뛰어넘어, 주요 수출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세계로 뻗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누적 판매량 3000만 캔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곰표 맥주'를 앞세워 CU도 출항에 나섰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주류수출입업 허가를 취득한데 이어 지난달 인기 수제맥주를 해외에 직수출했다. 수출대행업체를 끼지 않고 직수출하는 것은 CU가 업계 최초다. CU는 지난해 5월 주류수입업 허가를 취득하고, 지난달 수출업 면허까지 전부 받았다.
대표 인기제품인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 △말표 청포도에일 △퇴근길 필스너 4종의 1차 물량 4만여 캔이 7월 수출길에 올랐다. BGF리테일 측은 향후 수출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주류 수요가 크게 늘고 이른바 '곰양말(곰표ㆍ백양ㆍ말표)' 맥주 등 차별화 상품이 잇따라 히트를 치고 있어 해외 바이어들의 상품공급 요청이 줄을 잇는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도 이달 획득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지정하는 전문무역상사 지위를 발판삼아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또 CU가 주류수출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국내 수제맥주 제조사들의 판로를 해외로 넓혀 편의점의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 활용의 길도 열리게 됐다.
CU 관계자는 "각각 1000만 개, 3000만 개 판매량을 기록한 말표 흑맥주와 백양 맥주, 그리고 곰표맥주 등 인기 수제맥주들이 바로 지난주에 배에 띄웠다"라면서 "통관을 거쳐 판매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