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무한한 공간, 달 너머로”…‘D-2’ 다누리 발사의 모든 것

입력 2022-08-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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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의 상상도.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의 상상도.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용 궤도선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발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다누리는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우주발사장에서 발사될 예정입니다.

다누리는 연말쯤 달 주위를 도는 궤도에 진입한 뒤 내년 1년간 달의 지형과 환경, 자원 등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러시아(구 소련)가 1959년 세계 최초로 달에 무인 우주선을 보내고, 미국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을 때만 해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50여 년 만에 달을 향한 첫 도전에 나서는 것입니다. 다누리는 성공적으로 발사돼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요?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싣는 이유는?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누리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달 궤도로 쏘아 올려집니다. 당초 다누리는 오늘(3일) 발사될 예정이었는데요. 스페이스X가 일주일 전 발사체 점검 과정에서 추가 작업이 필요한 부분을 발견하고 발사 연기를 통보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발사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6월 발사에 성공했으니까요. 그러나 다누리를 달의 궤도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누리호보다 더 높이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가 필요합니다. 누리호는 1.5t 정도 무게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에는 누리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차세대 발사체로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현재 다누리는 모든 발사 준비를 완료하고, 팰콘9에 실리기 위해 미 공군기지 내 조립동에서 대기 중입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9월 9일까지입니다. 이 기간 중 어느 날짜에 발사되더라도 달 궤도 도착일은 12월 16일, 임무 궤도 진입은 12월 31일이 되도록 준비됩니다. 예비 기간 내에만 발사가 이뤄지면 기존 임무 수행 예정 기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게 항우연 측의 설명입니다.

다누리가 4개월 반 돌아가는 이유는?

▲다누리 발사 후 이동 궤적.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누리 발사 후 이동 궤적.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누리는 5일 오전 8시 8분 발사된 뒤 40분 23초 뒤에 발사체에서 분리됩니다. 이후 다누리는 달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홀로 137일(약 4.5개월)에 걸쳐 지구에서 156만㎞ 떨어진 심우주까지 머나먼 여정을 시작합니다. 달에서 지구까지 거리는 평균 38만4000㎞로, 직선거리로 항행하면 3~4일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요. 다누리는 왜 돌고 돌아서 달에 가는 걸까요.

다누리는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리면서 멀리 돌아서 달로 향하게 되는데요. 이 같은 방식을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이라고 합니다. BLT는 지구, 태양, 달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까지 날아갔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달에 접근해 달 중력장에 포획돼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BLT 방식을 택한 이유는 연료 소모량을 아껴 최대한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과 운동량을 얻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달 탐사선 중 1990년 일본의 ‘히텐’과 2011년 미국의 ‘그레일’이 이런 궤적을 그리며 달로 갔습니다.

BLT는 정밀하고 정확한 항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방식인데요. 다누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중량이 원래 목표했던 550㎏에서 678㎏으로 늘면서 연료 소모가 더 많아졌고, 탐사선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항우연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논의 끝에 이 같은 방식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우주에서 BTS ‘다이너마이트’ 재생한다?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의 상상도.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의 상상도.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약 4개월 반의 항행 이후 달 궤도에 안착한 다누리는 1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첫 약 한 달 동안은 탑재체를 점검하고 본체의 기능을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하고, 2월부터는 임무궤도를 하루 12번씩 공전하며 정상 운영을 시작합니다.

다누리에 탑재된 6종의 과학 장비를 통해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 제작을 비롯해 향후 대한민국 달 착륙 후보지 탐색, 자기장 측정, 달 자원 조사 등 여러 과학 임무 수행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데요. 우주 인터넷 통신기술을 이용해 메시지·파일·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스트리밍할 예정입니다. 우주인터넷 기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저장돼있습니다. 만약 통신에 성공한다면 달에서 튼 BTS의 노래가 지구에서 들리게 되는 셈입니다.

다누리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대한민국은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다누리 발사 실황을 5일 오전 7시 45분부터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대망의 5일,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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