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20억에 사서, 15개월 만에 원금 회수”...놀라운 유튜버 세상

입력 2022-08-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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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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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경제 채널 ‘신사임당’이 20억 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해당 채널은 한국경제TV PD 출신인 주언규 씨가 운영해온 재테크 채널로, 약 18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는 국내 경제 유튜브 중 슈카월드(227만 명)와 삼프로(201만 명) 다음으로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올해 1월 전업 투자자 ‘디피’가 20억 원에 신사임당 채널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디피는 벤처캐피털 심사역 출신의 전업 투자자로, 이미 유튜브 채널 ‘디피의 가치 투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거액을 주고 채널을 매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액 주고 산 이유? “15개월 만에 원금 회수 가능”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을 매입한 전업 투자자 디피. (출처=유튜브 ‘김작가TV’ 캡처)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을 매입한 전업 투자자 디피. (출처=유튜브 ‘김작가TV’ 캡처)
디피는 1일 유튜브 ‘김작가 TV’에 출연해 신사임당 채널 인수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30억 원에 인수됐다고 보도됐는데, 훨씬 더 저렴한 20억 원에 인수했다”면서 “물론 주언규 PD가 30억 원을 불렀어도 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채널 매입을 하게 된 배경은 주 씨의 인터뷰 때문이었습니다. 주 씨는 202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생각보다 힘들어서 20억 원이면 접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본 디피가 실제로 채널을 사겠다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해 말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올해 1월 말 채널을 인수했다고 합니다.

디피는 신사임당 채널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 “저도 3년 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는데 구독자 3만 명밖에 못 모았다. 구독자 수가 많으면 재밌을 것 같아 인수했다”고 말했는데요. 전업 투자자인 그가 채널을 인수한 것도 투자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디피가 밝힌 신사임당 채널의 월 수익은 1억50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는 “유튜브 운영비용을 많이 잡아도 월 200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므로, 순이익은 월평균 1억3000만 원”이라며 15개월 만에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주 씨가 빠진다면 채널의 인기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디피는 “매출이 반 토막 나거나 3분의 1토막이 나도, 4년 후에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디피는 신사임당 채널이 구독자 201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처럼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프로TV의 기업가치는 3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이 채널을 크리에이터 없이 기업화할 수 있다면 삼프로TV와 비교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다”며 “신사임당을 기업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채널 가치는 천차만별

최근 주 씨처럼 유튜브 채널을 키워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유튜브 채널을 거래하는 플랫폼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유튜브 채널 거래 플랫폼 ‘소셜러스’에 따르면 30~40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의 경우 가격이 1억3000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구독자 5~7만 명을 보유하고, 누적 조회수 8000만~1억 회인 채널 가치는 약 2억5000만 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소셜러스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가치는 구독자, 조회수 수익 등을 고려해 측정하는데요. 단순히 고거 혹은 현재의 데이터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의 조회수 수익까지 예측합니다. 그래서 구독자가 비슷한 채널이라고 해도 조회수 수익에서 차이가 크다면 채널의 가치 평가 금액은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4일 기준 소셜러스에 매물로 올라와 있는 A채널의 경우 구독자 15~23만 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평가금액은 약 20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조회 수와 업로드 영상 수가 적은 탓입니다. 반면 구독자 수가 A채널의 5분의 1 수준인 B채널 역시 2000만 원에 가치가 평가됐는데요. 구독자 수는 적지만 조회 수가 2000~3000만 회 정도로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튜버 중 높은 소득을 챙기는 이는 극소수입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위 10%에 속하는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277명의 수입액은 598억86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수입은 2억1600만 원이었습니다. 반면 하위 50%인 1388명의 총 수입액은 15억 원으로, 1인당 수입이 108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주 씨나 풍자처럼 억대 수익을 벌어들이는 유튜버들을 보면 ‘나도 유튜브나 해볼까’라고 솔깃해질 수도 있는데요. 유튜버 대다수가 일반 직장인보다 못한 수익을 벌고 있는 만큼, 유튜브 세계에는 명과 암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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