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빅스텝' 가격 인상…레미콘·건설자재·건설업계 '공동대응' 나섰다

입력 2022-08-04 16:09 수정 2022-08-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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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ㆍ삼표, 내달 1일부터 각각 15%ㆍ11.7% 인상 통보…업계 확산
내달 톤당 10만원 돌파 전망…레미콘 등 관련업계 첫 비상대책회의
시멘트 시작으로 레미콘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건설업계 비용증가

시멘트업계가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을 이유로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먼저 삼표시멘트가 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0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한일시멘트도 10만6000원으로 시멘트 가격을 약 15%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업체들에 보냈다. 쌍용C&E, 성신양회 등 나머지 시멘트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내달 시멘트 가격이 10만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는 레미콘업계를 시작으로 건자재업계, 건설업계까지 사실상 영향권에 들자 관련 업계 처음으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내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t)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사들에 보냈다. 삼표시멘트도 9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1.7% 인상한다고 레미콘 업체들에 통보했다. 이에 내달부터 삼표시멘트가 공급하는 포틀랜드 시멘트(OPC) 기준단가는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뛴다. 특히 삼표시멘트는 이후 레미콘업계와의 가격 인상률 조정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두 업체의 인상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쌍용C&E, 성신양회 등 나머지 시멘트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유연탄과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 유가 상승에 따른 선박 운임을 포함한 물류비용 증가 등 전방위적인 원가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멘트 생산 원료인 유연탄은 올 초 톤당 173달러 수준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톤당 419달러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업계의 전체 영업이익은 4609억 원에 불과한데 유연탄을 사들이는데 1조 1937억 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연탄 가격 급등을 포함해 화물연대의 막대한 매출손실, 안전운임으로 물류비 상승, 전력요금 인상, 환경투자 및 안전 관련 소요 비용 등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의 인상 ‘빅스텝’으로 레미콘을 포함한 연관 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레미콘업계는 지난 4월 건설업계와 가격 협상을 진행한 만큼, 고정비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레미콘업계와 가격을 협상하는 건설자재,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를 시작으로 레미콘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되면 건설업계도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어서다.

시멘트 산업의 연관 업계인 레미콘·건설자재·건설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합동 비상대책회의 개최 4일 개최했다. 이 회의는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주도로 열렸으며, 대한건설협회 건설사 대표단, 시멘트사를 계열사로 보유하지 않은 유진기업과 아주산업 등 레미콘사, 수도권과 부산·대구권 레미콘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시멘트업체의 일방적인 추가 단가인상 추진의 불합리한 부분을 비롯해 관련산업 전체에 미치는 문제점 등을 도출했다. 대책회의에선 시멘트업체들이 유연탄 구입단가, 지역별 공급비중 등을 공식적으로 공개해 가격 인상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7대 시멘트업체의 무책임한 단가인상에 정부기관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건설사와 레미콘사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수입터미널 구축 제한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이날 나온 수요 업계들의 입장을 취합해 대정부 건의안 마련과 관계기관 합동 성명서 등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김종태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시멘트 분과위원장은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강행하면서 수요 업계에 원가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시멘트사의 태도에 대해 넘어갈 수 없다는 업계 전반의 의견이 모였다”며 “각 업계가 머리를 맞대 공감대를 형성하고 같이 대응하자는 취지로 사상 처음으로 비상대책회의가 개최됐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들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들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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