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밈주식 광풍?...홍콩 AMTD디지털, 상장 2주 만에 2만 % 넘게 폭등

입력 2022-08-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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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상장 후 주가 폭등세 이어가
펀더멘털에 의한 상승세 아냐

▲AMTD디지털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출처 CNBC
▲AMTD디지털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출처 CNBC

홍콩의 한 핀테크 기업의 주식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지 3주도 안 된 기간에 2만 %가 넘게 폭등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AMTD디지털(티커명 HKD)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48% 떨어진 11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6% 넘게 뛰는 장면도 있었으나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하락 반전했다. 이는 전날 126.3% 급등한 후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상승분 일부를 반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달 15일 뉴욕증시에 데뷔했는데, 증시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이날까지 공모가(7.8달러) 대비 1만4000%가량 폭등했다. 장중 한때 2110달러를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2만6000%에 달한다.

AMTD디지털은 투자은행 ‘AMTD아이디어그룹’의 자회사로, 스타트업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대출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다. 모회사인 AMTD아이디어그룹의 주가도 AMTD 디지털이 상장한 이후부터 이날까지 458% 폭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AMTD디지털의 시가총액은 한때 40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2030억 달러에 달하게 돼 웰스파고(1660억 달러)와 모건스탠리(1490억 달러), 골드만삭스 등 내로라하는 월가의 주요 은행을 앞섰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 주가의 폭등이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상식적인 급등세라고 평가하고 있다. AMTD디지털의 지난해 매출액은 2500만 달러정도에 그쳤다. 유통 주식 수가 적긴 하지만 이 정도로 폭등할 요소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AMTD디지털은 2일 성명을 내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중요한 이벤트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CNBC는 AMTD디지털이 지난해 초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게임스톱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스톱은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을 중심으로 ‘개미’들이 집중 매수해 주가가 한때 688%나 급등했다.

AMTD 디지털도 최근 레딧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식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수요를 창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팔아 수익을 챙기는 ‘펌프 앤드 덤프(pump-and-dump)’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네이트 앤더슨 창업자는 “확실히 펌프 앤드 덤프처럼 보인다”며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이런 상황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홍콩 부동산 재벌 리카싱이 이끄는 CK허치슨홀딩스이 2003년 모회사 설립 때부터 이 회사를 지원했으며, 센추리시티인터내셔널홀딩스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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