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30억 달러 이상 줄었다.
6월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한은의 전망치를 넘었다. 대(對) 중국 수출 감소 추세 등이 이어질 경우 올해 전체 500억달러 흑자 달성 여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달러(약 7조3379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누적 흑자는 247억8000만 달러로, 한은이 지난 5월 예상한 210억 달러를 웃돌았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두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6월 흑자액은 작년 같은 달(88억3000만 달러)보다 32억2000만달 러 감소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년 전보다 39억6000만 달러 적은 35억9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595억3000만 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9.1%(49억5000만 달러) 늘었지만, 수입(559억4000만 달러) 증가 폭(18.9%·89억1000만 달러)이 수출의 두 배를 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6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8.9% 불었다. 원자재 중 석탄, 원유, 석유제품, 가스의 수입액 증가율은 각 189.0%, 53.1%, 27.7%, 27.4%에 이르렀다.
반도체(37.0%), 반도체 제조장비(6.8%) 등 자본재 수입액도 13.7% 증가했다.
더구나 수입 증가 폭은 대 중국 수출 부진 등 탓에 축소되는 추세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6월 통관기준 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0.8% 뒷걸음쳤다.
서비스수지는 4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5억3000만 달러 줄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특히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사이 11억2000만 달러에서 16억5000만 달러로 5억3000만 달러 늘었다.
6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CCFI)가 1년 전보다 30.0%나 오르는 등 수출화물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 완화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액(-6억9000만 달러)은 지난해 6월(-4억9000만 달러)보다 2억 달러 많았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27억7000만 달러)는 1년 전(25억6000만 달러)과 비교해 2억1000만 달러 커졌다.
증권투자 배당수입 증가에 따라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6억9000만 달러에서 21억1000만 달러로 4억2000만 달러나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40억6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8억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3억 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4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