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흩뿌린 작은 물보라... 더위 식혀줄 금호미술관 여름 초대전

입력 2022-08-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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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Water 01, 2008,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2x75cm (금호미술관)
▲Like Water 01, 2008,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2x75cm (금호미술관)
도시의 거리 위로 곡선의 작은 물보라가 흩뿌려졌다.

서울 해방촌 거리와 이화여대, 미국 뉴욕 건물 등을 배경으로 인파를 형상화한 물보라 이미지를 덧입힌 임준영 작가의 작품이 5일부터 서울 종로 금호미술관에서 공개된다. 초대전 ‘그 너머에, 늘’로 사진, 레이어 등 29점이다.

4일 금호미술관 전시실에서 만난 이민영 큐레이터는 “작가가 뉴욕에 머물 당시 기하학적인 건물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 마치 유영하는 물이나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느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거리에 실제로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911테러 이후 미국 공공장소에서 실험적인 활동을 벌이는 게 무척 까다로워지면서 스튜디오에서 물줄기를 촬영한 뒤 사진에 합성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같은 공간의 지상층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도시와 인간 문명 사이를 들여다보는 한성필 작가 초대전 ‘표면의 이면’을 통해 24점의 작품도 전시된다.

▲The Dominion of Light(빛의 제국), 2006, C-프린트, 147x117cm (금호미술관)
▲The Dominion of Light(빛의 제국), 2006, C-프린트, 147x117cm (금호미술관)

한 작가는 유럽 도시들이 대표적 건축물을 복원할 때 공사 현장을 가리기 위해 주변에 두르는 거대한 가림막에 주목했다. 공사가 벌어지는 소란스러운 공간을 공공미술의 영역으로 치환하는 ‘파사드’다. 2006년 서울 명동성당 보수공사 당시에도 파사드를 장착한 바 있다.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둔 작가는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대자연에 숨어 있는 원전 설비가 강물을 냉각하며 뿜어내는 수증기의 모습도 포착했다.

마치 구름처럼 보이는 모습에 이 큐레이터는 “전원 속 거대한 원전에서 수증기를 보고 작가는 자연과 문명의 조화, 부조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임준영, 한성필 작가의 금호미술관 초대전은 공개 첫날인 5일 오후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된다.

전시관 내 QR코드를 통해 작품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정규 유료 전시는 6일 토요일부터 시작한다. 오는 10월 23일까지 두 달여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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