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한창바이오텍의 주인이 1년 만에 바뀔 예정이다. 5년 사이 세 번째 최대주주 변경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창바이오텍의 최대주주인 한창은 전날 전흥씨엔씨와 경영권 이전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보통주를 신주발행해 신주인수인이 최대주주가 되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라 양자간 오가는 현금은 없다.
이와 관련 한창바이오텍은 전흥씨엔씨를 대상으로 1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신주 발행가액은 1935원으로 10% 할인돼 결정됐으며 620만1550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납입일은 9월 15일이고 29일 상장된다. 증자가 정상적으로 완료되면 전흥씨엔씨는 14.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전흥씨엔씨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전흥씨엔씨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한창바이오텍은 2018년 이후 세 번째 주인이 바뀌는 셈이 된다. 2019년 4월 디올제약 외 1인에서 큐브파트너스1호조합으로, 2021년 7월에는 큐브파트너스1호조합에서 한창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두 차례의 최대주주 변경 모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를 택했다. 이에 앞서 2018년 말 디올제약 외 1인과 아리엘파트너스 간 최대주주 변경 주식 양수도 계약이 있었으나 양수인의 계약불이행으로 취소된 적이 있기도 하다.
최대주주 변경 관련 유증과 별개로 한창바이오텍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한창바이오텍은 전흥씨엔씨를 대상으로 125억 원씩 두 차례의 유증도 계획하고 있다. 신주발행가는 1935원으로 같으며 납입일만 2023년 10월 2일, 2024년 1월 2일로 다르다. 이에 따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각각 2023년 10월 16일, 2024년 1월 16일이다.
한창바이오텍은 전흥씨엔씨를 대상으로 각각 125억 원씩 22~25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사모 발행할 에정이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행사가액은 2367원으로 모두 동일하며 최저 조정가액은 1657원이다. 별도의 콜옵션(매도청구권)은 설정하지 않았다. 각 사채의 청약일은 올해 8월 4일로 같지만 납입일은 2024년 4월 1일, 7월 1일, 9월 30일, 12월 31일이다.
회사는 또 엑서지21을 대상으로 각각 150억 원 규모, 총 300억 원의 20~21회차 전환사채(BW)도 사모 발행한다. 엑서지21은 전흥씨엔씨의 100% 자회사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전환가액은 2367원이다. 청약일은 BW와 동일한 8월 4일이고 납입일은 각각 9월 15일, 9월 30일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예정자인 전흥씨엔씨와 관련한 자금 조달 규모는 유증 370억 원, BW 500억 원, CB 300억 원 등 총 1170억 원에 달한다. 최대주주 변경과 거액의 자금 유치에 대한 기대감에 한창바이오텍은 관련 공시가 나오기 전인 4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5일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나친 기대감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 예정자인 전흥씨엔씨는 이용흥 씨가 100만 원을 출자해 올해 7월 설립한 신생법인이다. 종속사인 엑서지21은 올해 6월 자본금 1억 원에 설립됐으며 김성환 대표, 박종철 감사가 경영진으로 등기돼 있다.
이들의 납입ㆍ투자자 유치 능력에 관한 확인을 비롯해 납입이 실제 이뤄지더라도 올해 회사로 유입되는 자금은 최대주주 변경 관련 유증 120억 원과 CB 300억 원 등 420억 원이 전부다. 나머지 총 750억 원 규모 유증과 BW는 납입일까지 1~2년 이상의 시차가 있다는 점은 상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