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인재육성 베팅’ 일본 상위권 기업 주가, 5년새 72% 올라

입력 2022-08-07 14:35 수정 2022-08-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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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율도 43%로 하위 20개사 4배 수준
장비제조업체 에바라, 직원 만족에 사상 최대 실적
소니그룹, ‘직원 참여지표’ 경영진 보수와 연동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7월 29일 한 직장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을 걷고 있다. 도쿄/신화뉴시스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7월 29일 한 직장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을 걷고 있다. 도쿄/신화뉴시스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가 곧 기업의 미래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직원의 잠재력이 재무제표에 담길 수 없는 무형의 가치지만 이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닛케이가 직장인들의 기업 평판 등을 조사하는 오픈워크와 함께 직장인들이 기업을 5단계로 평가하는 이른바 ‘기업 평가 점수’와 기업의 실적·주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종합점수 상위 20개사의 주가는 2016년 말부터 올해 7월 19일까지 5년 새 7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 20개사의 주가는 18% 오르는 것에 그쳤다.

매출 증가율 기준으로 봐도 상위 20개사는 지난 5년간 42.85%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하위 20개사는 12.5%에 그쳤다. 전체 상장사 평균 역시 16.6%였다.

기업 평가 점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직원을 대상으로 △처우에 대한 만족도 △직원의 사기 △사원의 상호 존중 △인재에 대한 장기육성책 △법령 준수의식 △인사평가의 적정성 등의 항목을 바탕으로 평가했다.

닛케이 분석에 따르면 평가 항목 중 △인재의 장기 육성 △20대의 성장환경 △처우에 대한 만족 등의 부문이 직원 1인당 매출 증가율과 상관관계가 높았다. 회사 주가는 △인사평가의 적정성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러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장비제조업체 에바라다. 이 회사는 2017년 보상체계를 역할과 성과 중심으로 바꾸고, 직원들의 해외 연수를 늘렸다. 또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2020년 신입 사원의 15%는 외국 국적이었다. 그 결과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올해 순이익은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바라의 사토 젠지 인사총괄부장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경영으로 바꾼 것이 직원들의 업무 질 향상이나 우수 인재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그룹은 아예 직원들의 회사 신뢰도나 회사공헌 의지 등을 나타내는 ‘직원 참여지표’를 경영진 보수와 연동시켜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인재육성 투자와 기업 실적의 상관관계에 착안해 출시된 펀드도 등장했다. 일본 닛코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인재 투자가 뛰어난 기업을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직원의 증감 수나 인건비 등의 정보를 토대로 기업의 인적 투자 효율성을 산출해 상위권인 기업에 투자한다. 닛코자산운용은 1998년 이후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상위 20% 기업에 대한 누계 투자 수익률은 28%로, 하위군 기업의 수익률인 마이너스(-) 25%보다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니세이자산운용은 “일본 기업에서는 인적 자본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생명보험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장기 중요 투자로 ‘인재 투자’를 꼽은 기업은 31%에 그쳤다”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로 성장전략을 정비하고, 돈을 끌어당기는 것이 향후 기업의 부침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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