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미르생명 에피소드…故 박원순 변호 사건 모티브 논란

입력 2022-08-08 15:04 수정 2022-08-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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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르생명 구조조정’ 에피소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관련된 실제 사례를 모티브로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회에서는 대기업 미르생명의 희망퇴직 권고에 대해 대형 로펌 한바다와 여성·인권 사건을 다루는 류재숙(이봉련 분) 변호사가 재판으로 맞붙는 모습이 그려졌다.

미르생명은 회사 합병을 앞두고 상대적 생활 안정자라는 이유로 사내 부부 직원을 퇴직 대상자 0순위로 내정했다. 희망퇴직을 제안받고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 류재숙 변호사는 ‘사내 부부 직원 중 1인이 희망퇴직하지 않으면 남편인 직원이 무급 휴직의 대상자가 된다’는 방침이 여성 직원들의 사직을 유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미르생명’ 에피소드는 1999년 농협에서 부부 사원 중 여성을 그만두게 해 퇴직한 여성들이 소송을 제기했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것으로, 당시 변호를 맡은 공동변호인단에는 박 전 시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속 류 변호사가 박 전 시장을 모티브로 한 인물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극 중 류 변호사는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 한 장’을 낭독하는데, 박 전 시장은 2010년 연탄 배달 봉사 행사에서 같은 시를 낭독한 바 있다. 류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 팻말들에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는 점과 그가 옥상에서 텃밭을 가꾼다는 설정 역시 박 전 시장과 닮아 논란에 불을 붙였다.

또 극 중 우영우(박은빈 분)가 돌고래 방사 시위에 나서는 모습을 2012년 서울대공원에서 키우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방사하고 돌고래 쇼를 중단시킨 박 전 시장과 연관 짓는 주장도 제기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성추행 의혹이 있는 박 전 시장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창작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NA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농협 사내 부부 해고 사건은 4년간 법정 투쟁을 거쳤으나 여성 해고자들의 패소로 종결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제18재판부는 “명예퇴직 의사표시가 강박에 의한 것이거나 비진의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고, 대법원도 2심 판단을 받아들여 2002년 11월 8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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