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출 재개 일주일 만에...러-우크라, 이번엔 원전 위험

입력 2022-08-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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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포격 사흘째 지속
공격 주체 놓고 서로 네 탓 공방
흑해 곡물 수출 합의했지만, 식량 가격 진정엔 역부족
원전 포격에 양국 갈등 심화 우려

▲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의 자포리자 원전에서 4일 러시아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에네르호다르/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의 자포리자 원전에서 4일 러시아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에네르호다르/로이터연합뉴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수출 재개 일주일 만에 원자력발전소 공격을 놓고 다시 긴장감을 높였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선 사흘째 포격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로켓이 사용후핵연료가 담긴 컨테이너 174개로 이뤄진 야외 저장시설을 강타했다”며 “이날 포격으로 작업자 1명이 다치고 방사선 모니터링 센서가 고장 났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고 일찍이 러시아가 점령한 곳으로, 원전 운영은 우크라이나 기술진이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포격 주범을 놓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어 포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공격 주체를 떠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은 전 세계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유럽에서 가장 큰 원전에서 발생한 포격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외부 지역을 위협할 수 있는 핵 재앙의 진정한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양국이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에 합의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1일 레바논으로 향하는 첫 선박이 오데사항을 떠난 이후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계속해서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날도 우크라이나에선 22만 톤 가까운 옥수수를 실은 화물선 4척이 출항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식량 가격을 진정시키는 데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밀과 옥수수 등 주요 식량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후 정점에서 소폭 내려왔지만, 가격 문제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원전을 놓고 양측이 불안을 고조시키면서 합의 이행에 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미쓰비시UFJ의 에흐산 코만 EM시장 리서치총괄은 “기본적인 그림은 실제로 바뀌지 않았다”며 “식량 가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의 트레이시 앨런 농산물 애널리스트 역시 “양국의 합의는 세계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며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고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에서 이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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