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퇴] 표류하는 교육부·윤석열 표 교육정책 ‘어디로’

입력 2022-08-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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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비전문가 장ㆍ차관에 교육부 결국 '사면초가'…대통령실 '책임론' 불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8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퇴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김인철 후보자에 이어 교육부 수장이 연이어 낙마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표류는 불가피하게 됐다.

윤 정부의 교육 정책은 출범 전부터 우려를 샀다. 교육부 장·차관 모두 교육 전문가 출신이 아니다. 박 부총리는 행정학자, 장상윤 차관은 국무조정실 출신 관료다.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때부터 ‘교육 홀대론’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정책 혼선은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심지어 교육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합해 축소하거나 부처 명칭에서 교육을 빼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을 담당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도 결국 정상 출범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국교위에 가장 먼저 주어지는 과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심의·의결이다. 2022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도입되는 고교학점제, 2024년 발표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과 맞물려 연말까지 고시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지만 지각 출범에 따른 차질이 우려된다. 또 최근 불거진 지방재정교육교부금 개편 문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존치 등 고교체제 개편, 학력(학업성취도) 전수평가 등 민감한 교육 현안 관련 논의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책도 문제다. 국정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비수도권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해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제는 14년째 동결된 대학 등록금 문제다. 대학들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부정적인 여론을 감지하고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국가장학금Ⅱ유형과 연계해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해왔던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어떻게 풀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일선 부처뿐 아니라 결국 교육 정책을 최종 조율하고 방향을 내놓아야 할 대통령실도 표류하는 교육정책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재 대통령실 교육 정책은 안상훈 사회수석(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연금·복지 분야 전문가로 교육 정책을 다뤄본 경험은 없다. 교육부에서 파견한 권성연 교육 비서관이 이를 보좌하고 있지만, 그 역시 교육부 내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지 않아 교육 정책 전반을 총괄하긴 무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박 부총리는 임명 35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전에 교육청,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 외고 폐지 검토 등을 발표해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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