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잡아라'...건설회사 지역 마케팅 후끈

입력 2009-03-24 08:25 수정 2009-03-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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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풍림산업, 벽산건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 그리고 (주)한양 과의 상관 관계는? 정답은 인천시 연고권을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인천광역시 연고(緣故)권 '쟁탈전'에 돌입했다. 지난 2003년 송도신도시에서부터 시작한 경제자유구역의 인기가 전국은 물로 서울과 수도권에까지 퍼져 있는 주택시장 불황 속에서도 이어지자 이에 대한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주택시장은 사실 부동산 붐이 막 시작되던 지난 2000년경만 하더라도 그다지 건설사들이나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시장이었다. 아파트를 분양하면 입주때가 다 되서야 분양을 마감할 수 있고, 아파트 입주 후에도 서울이나 수도권 남부지역과 달리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는 전형적인 '지방 광역시'시장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에서는 주로 한국건설이나 일성건설 등 주로 인천지역에 기반한 중소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을 맡아 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천 주택시장의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지난 2002년 삼산지구 분양 부터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인근 부평구 삼산동 일대에 대한주택공사가 조성한 삼산택지지구는 당초 소형 택지지구 인데다 소형 주택이 많다는 이유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입지의 탁월성에 힘입어 그 해 여름 분양과 동시에 수도권 최고의 인기 분양지역으로 떠오른 바 있다.

1순위 청약 마감은 물론, 계약과 동시에 평균 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인천 삼산지구 공급물량은 삼산에 청약하기 위해 청약저축통장을 사려는 '떳다방'이 등장할 정도였다.

삼산지구에서 시작된 인천 청약시장은 송도신도시와 영종신도시, 논현지구 분양 등을 거치며 더욱 탄탄해졌고, 전국적인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청라지구만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건설사들의 인천으로의 '서진'(西進)도 수도권보다 인천 공략에 힘을 모으고 있는 업체의 전략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 연고의 시작은 지난해 인천시 건설업체인 효명건설 핸드볼팀을 인수한 벽산건설이다. 벽산건설은 지난 13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울 여의도 정우빌딩에 소재한 본사 사옥을 인천으로 옮길 것을 확정했다.

벽산건설은 인천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이유에 대해 "자체분석 결과 인천이 서울보다 수주여건이 좋고 국제도시인 점이 기업 안정화 및 발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인천시의 발전 가능성과 인천이 국제적 건설영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하고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업계 30위권인 벽산건설의 인천 이전을 신호탄으로 타 건설사들도 '인천 사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1군 건설사들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서울에 본거지를 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건설업계 베테랑 업체인 벽산건설의 인천 이전이 새로운 화두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다른 건설사들도 본사사옥을 옮기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천과 '친교'를 맺어두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풍림산업의 경우가 대표적 인천 지향 건설사다. IMF 이후 부도 사업장을 맡으면서 인천시장에 진출한 풍림산업은 이후 서구 검단지구와 송도신도시에 자사 브랜드 아파트인 '아이원'을 대거 공급하고, 3000여 세대 규모의 주안주공 재건축과 학의지구 재개발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넓은 주택공급에 나선 건설사다.

풍림산업은 현재 워크아웃 실사 단계에 있는 만큼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풍림산업은 지역 봉사활동의 절반 이상을 인천에 쏟아부을 정도로 인천지역사랑에 애정을 쏟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 해 풍림산업은 인천 서구에 문화센터를 지어 기부채납한 바 있다.

'외지'업체들의 서진이 시작되자 이번엔 기존 인천지역 건설사들의 수성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인천시가 '본사 주소지만 두지 말고 실질적인 본사 기능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에서 촉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호, 한양, 진흥기업, 일성건설, 삼환까뮤, 등 서울에 실제 사옥을 두고 있는 건설사들이 인천 이전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에 화답이나 하듯 최근 (주)한양은 인천시 프로축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10억원을 후원, 인천 건설사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인천에 본사가 있는 명실상부한 인천 지역 업체인 대우자동차판매도 인천지역 연고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할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인천지역 토종 건설사들이 많은 상태에서 굳이 서울 연고를 유지하면서 인천에 진출하기 보다는 인천에 연고권을 갖고 서울과 타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영호남 지역 건설사들이 지역감정을 피하기 위해 서울로 연고를 옮기는 것과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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