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눈앞의 매출이 전부는 아니다

입력 2022-08-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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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모여있는 판교에서 다시 ‘트럭시위’가 시작됐다. 원인은 이용자들이 지속해서 제기해온 확률형BM(과금모델)과 프로모션 뒷광고, 미숙한 소통 등으로 절대 간단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시점에서 가장 고통받는 건 이용자라는 점이다.

비단 이번에 논란이 된 회사와 게임뿐 아니라, 국내 매출 순위권 내 게임들은 이용자에 부담되는 BM과 유사한 게임성을 오랜 기간 공유해오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이용자는 전화 인터뷰 중 “지금 상황에선 어떤 국산 게임을 해도 비슷할 겁니다”라며 한참을 허탈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서, 이용자들이 국내 게임사와 게임을 바라보는 솔직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이용자들은 국내 신작의 스토리나 게임성을 궁금해하기 전에 BM부터 살핀다. 비용이 매몰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걸 학습했기 때문이다.

‘트럭시위’가 진행되는 중에도 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선 신작과 기존작들의 국내외 흥행으로 1분기 ‘어닝쇼크’를 극복한 게임사가 제법 나왔다. 기업이 매출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업계는 “하반기엔 더 성장할 것”이라며 신작 출시 계획도 속속 내놓았다. 주목할만한 게임들도 있었으나, 다수는 이용자가 기대할만한 점이 크게 보이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

지난 4월 게임 업계에 출입한 이후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신작을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넘게 플레이하고 또 기사를 작성했다. 비록 게임이 취향의 영역일지라도, 짧은 경험에 비춰보자면 개발비나 매출 순위가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에 비례하진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사를 다 쓴 뒤에도 꾸준히 플레이하고 싶었던 게임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다만, 앞으로도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투데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게임 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지속할 예정이다. 한 명의 ‘게이머’로서 국내 게임사들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눈앞의 매출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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