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금융 불확실성 해소 기대

입력 2009-03-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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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스피시장이 미국의 추가 금융안정책 발표 기대로 12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22일) 하락 소식에도 불구 소폭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상승폭을 점차 늘려나갔다.

29조원 규모의 슈퍼 추가경정예산 당정 잠정 확정 소식이 국내 경기부양책 마련 기대를, 이날 밤 미국의 추가 금융안정책(배드뱅크 설립안 포함) 발표 예정 소식이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 기대를 불러온 가운데, 장중 몇차례 1200선을 노크했던 지수는 직전 거래일대비 28.56p(2.44%) 오른 1199.50p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말 1400원대를 회복했던 원/달러 환율은 증시가 오르자 하락세로 반전, 직전 거래일대비 20.90원 내린 1391.6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2185억원 순매수로 5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118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도왔다. 이에 맞선 개인은 341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주력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306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423억원)를 중심으로 251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이날 증시 상승에 크게 공헌했다.

미국 재무부가 1조달러 규모의 부실자산 매입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에 아시아증시가 급등세로 화답했다.

춘분절 휴장에서 돌아온 닛케이지수가 3.39% 급등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지수(1.95%), 항셍지수(4.78%), 가권지수(3.28%), 싱가포르지수(4.21%) 등이 일제히 치솟았다.

美 배드뱅크 설립 기대 은행株↑ 전선株↑

미국 정부가 새로운 부실자산 매입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지난주 후반 차익실현 매물에 시달렸던 금융주들의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하나금융지주가 7.40% 급등한 것을 비롯해 외환은행(5.90%), KB금융(5.02%), 신한지주(4.78%), 우리금융(4.18%), 기업은행(4.06%) 등의 은행주들이 급반등했고, 솔로몬저축은행(상한가), 제일저축은행(14.78%), 한화증권(7.48%), 메리츠화재(5.76%) 등의 금융주들이 대부분 오름세를 탔다.

국내외 경기부양책 마련 기대와 함께 중국의 철강•자동차업계 개편 본격 착수 소식에 조선 해운 철강 기계 등 소위 중국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5.45%)과 현대미포조선(6.30%)의 상승폭이 컸고, 두산중공업(4.98%), 두산인프라코어(3.46%), POSCO(3.36%), 고려아연(8.91%), 현대제철(5.99%), 한진해운(4.97%)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대표주들이 두루 상승했다.

중국시장 성장 수혜주로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게임주들도 정부의 게임산업 육성정책 기대와 더불어 랠리를 이어갔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1.35%)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코스닥시장의 네오위즈게임즈(2.35%), CJ인터넷(5.61%), 웹젠(2.55%), 예당온라인(1.59%), 컴투스(4.54 %), 한빛소프트(1.16%), 이스트소프트(0.85%) 등의 게임주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경기방어주로 재평가 받고 있는 전선주들이 환율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와 더불어 폭등했고, 특히 대한전선과 JS전선이 나란히 상한가에 진입하며 시선을 끌었다.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 IT주들의 움직임도 양호했다.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827억원) 업종 매수에 가장 많은 자금을 할애했고, 기관도 289억원 매수우위로 대응했다.

하이닉스(7.52%)가 넉달만에 1만원대를 회복한 것을 필두로 삼성전자(1.29%)와 LG전자(4.71%), LG디스플레이(2.08%), 삼성SDI(4.77%), 대덕전자(5.51%), 금호전기(5.01%), 한솔LCD(3.42%) 등이 함께 올랐다.

통신(-0.57%)을 제외한 전업종이 오른 가운데, 은행(4.35%)과 금융(3.91%), 철강금속(3.87%), 기계(3.64%), 증권(3.52%), 운수장비(3.48%), 건설(3.02%), 전기전자(2.20%)의 상승폭이 컸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닥시장에서는 LED 대장주 서울반도체(5.71%)가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고, 미국 국립보건원으로부터 항암제 '코미녹스'의 폐암 임상시험비용 지원 공식 결정문을 받은 코미팜이 이틀째 상한가로 내달리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그밖에 우리이티아이(10.23%), LG마이크론(9.34%), 동화홀딩스(8.92%), 엘앤에프(5.66%), 에이스디지텍(5.50%), 주성엔지니어링(5.30%), 포스데이타(4.88%), 디오스텍(4.87%), 태광(4.53%) 등의 상승폭이 컸다.

美 부실자산 해소책..금융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

단기간 급등 부담이 작용하는 가운데 마땅한 추가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글로벌증시에 반가운 호재가 전해졌다.

미국 재무부가 부실자산 해소책을 골자로하는 금융안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필자는 씨티그룹 등 주요은행 경영진들의 실적 개선 립서비스나 장기국채매입 결정 등 각종 유동성 공급책들과 은행 국유화 방안이 금융불확실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은행 국유화나 유동성 지원, 시가평가제 유보 등의 조치들은 한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잠재우고 증시에 단기 촉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자산을 제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오랜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

한때 추진하다 의회의 반대로 철회됐던 배드뱅크 설립이 다시 검토될 모양이다.

현재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경기침체 지속과 금융위기를 막기위해 어느때보다도 많은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됐던 것은 서로간 불신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때문이다.

미국정부가 아무리 많은 자금을 금융권에 쏟아부어도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한 것은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긴급 수혈이나 지분 확대는 유동성을 일시적으로 개선시키고 은행의 신인도를 높일 수 있지만 은행이 안고 있는 부실 자체를 없앴다고는 볼 수 없다. 시가평가제 유보 역시 부실자산을 당분간 서로 묵인하에 숨기고 가자는 편리한 발상에 불과하다.

각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매각한다면, 즉 배드뱅크를 설립한다면 부실자산이 배드뱅크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은행은 자산상각(비용처리)이 불가피하다.

당장 큰 손실을 기록하겠지만 은행의 회계가 투명해지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은행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고여 있던 자금들이 각종 위험자산들에 투하되면서 낙관론자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진정한 '유동성 장세'가 도래할 수 있다.

물론, 부실자산 매각•매입시 적용될 할인율 산정은 부실은행들의 수익성, 정부의 자금지원 예산 규모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두고두고 문제가 될 내용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민간부문이 참여하는 방식(PPIP)을 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 : Public Private Investment Program)`은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은행 자본외에 민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재원으로 하며, 투자 리스크와 이익을 함께 공유한다.

민간 부문이 정부와 함께 부실자산 해소에 동참함으로써 가장 큰 난제인 부실자산 매입시 가치산정 문제(할인율 적용문제)를 큰 마찰이나 후유증 없이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다시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부실자산과의 정면 승부'를 선포한다는 의미이므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야심찬 복안이 구체화되는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AIG 등의 모랄해저드 문제가 국민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서 과연 민간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과감히 돌파하지 못한데는 "김칫국물만 들이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강타한 경기후퇴(recession)에서 빠져나올 희망의 빛이 깜박거리는(Flickers of hope) 게 보인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기지 리파이낸싱의 증가와 최근의 금리 하락을 강조하며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안정화될 가능성을 약속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낙관적 멘트와 미국정부의 부실자산 해소책을 시장이 얼마나 신뢰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틀간의 눌림목 숨고르기를 거친 뉴욕증시는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차례 반등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

S&P500지수가 주요 저항대인 800선 안착에 성공하는지, 국내증시의 바로미터인 삼성전자가 이날 안착에 실패한 55만원대를 장악하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흐른다면 단연 금융 불확실성 해소의 최대 수혜주인 금융주들과 경기회복에 민감한 소재주, 산업재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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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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