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제도를 개편해 도심권 주택공급 기반을 늘리고, 민간을 활용한 '민간도심복합사업'을 통해 도심 정비에 나선다. 사회 초년계층을 대상으로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분양주택도 공급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주거 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그동안의 주택공급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택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히 전환하고자 한다"며 "공급자 위주의 단순 물량 확보 중심에서 수요자 위주의 양질의 거주환경 제공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민생·주거안정 및 서민·중산층 삶의 질 개선까지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 주거 공간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도심권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선다. 추 부총리는 "장기간 방치돼온 불합리한 재개발·재건축 제도를 순차적으로 개편해 도심권 주택공급 기반을 확충하겠다"며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력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 '민간도심복합사업'을 도입해 도심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한편, 꼭 필요한 공공성도 함께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방식도 전면 개편한다. 추 부총리는 "향후 신도시는 입지선정 시부터 광역급행철도(GTX) 등 이미 계획된 교통망과 연계해 중소규모로 지정·개발하겠다"며 "3기 신도시 등 기발표된 택지는 교통·교육 등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기업유치 여건 조성 등을 통해 자족 환경도 갖추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에서 분양까지 생애주기에 따라 주거 상향 이동이 가능하도록 부담 가능한 맞춤형 주택을 확대하겠다"며 "역세권 첫 집 등 사회 초년계층을 대상으로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분양주택을 공급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등 초기 부담을 낮춘 다양한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층간소음에 강한 주택, 여유 있는 주차공간 등 변화된 주거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품질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수해 피해가구에 대해서는 개보수, 정상 거처 이주 등의 긴급 지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재해 취약주택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위험지역 정비, 방재시설 확충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 정부는 국민들께서 새 정부의 달라진 주거안정방안을 실생활에서 빠른 시간 내에 체감할 수 있도록 세부 후속 조치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시장 동향과 관련해선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정책 노력과 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매매의 경우 전국 주요지역이 연초 이후 보합·하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남 4구·1기 신도시 등 개발기대감이 있는 일부 지역도 6월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임대차의 경우 8월부터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계약이 순차 만료됨에 따라 단기 불안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상생임대인 제도 개선, 임대매물 공급 확대 등 정책효과 등에 힘입어 안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주요 전문가·연구기관들도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약보합세를 전망하고 있다"며 "정부는 변화된 시장 환경을 감안해 안정세가 확고한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을 포함한 부동산 정상화 과제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