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성능 시험을 위한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한 시험 장비다. 천문연이 2019년 8월 개발에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핵심은 극저온 진공챔버다. 우주에서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우주의 온도보다 저온으로 냉각되는 망원경이 필요한데,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도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앞으로 개발할 스피어엑스 망원경을 넣고 시험을 통해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고르게 제대로 맞춰지는지 검증하고,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색깔이 보이는지 측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극저온 챔버에서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챔버 자체뿐만 아니라 고가의 망원경을 안전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보조 장비 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망원경 정밀 로딩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또 극저온에서 파장과 초점을 측정할 적외선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들도 설계·제작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이며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및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주요 하드웨어는 우주에서 냉각을 위한 외곽 차폐막(JPL),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Caltech), 적외선 망원경(Ball Aerospace), 스피어엑스의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천문연)로 각 기관이 역할 분담해 개발하고 있다.
천문연과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내년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망원경의 광학성능을 검증하는 검교정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웅섭 천문연 박사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경우,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데 반해, 스피어엑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제공하는 망원경”이라며“추후 스피어엑스로 발견한 천체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거대마젤란망원경 등을 활용한 후속 관측 및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