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IT업계 노조…‘역사 짧지만, 영향력 크다’

입력 2022-08-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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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과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 (사진출처=각사 노동조합)
▲(왼쪽부터)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과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 (사진출처=각사 노동조합)

최근 기업의 다양한 이슈에서 노조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노조인 ‘공동성명’과 ‘크루유니언’은 각각 2018년 4월과 10월에 설립됐다.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대표 선임이나 지분 매각 등과 같은 굵직한 이슈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양사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조 가입 인원은 네이버 3500여 명, 카카오 2500여 명 정도이며 그 인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8일, 카카오가 2개월 간의 진통 끝에 결국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철회했다. 카카오노조 ‘크루유니언’은 매각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회사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쳐왔다. 이 때문에 대체로 카카오가 매각을 철회한 데에 노조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뿐만 아니라 크루유니언은 올초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 후 ‘먹튀’ 논란이 일었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네이버노조 ‘공동성명’도 지난해 5월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적극적인 단체행동을 벌였다. 노조는 자체 진상조사 등을 통해, 해당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인혁 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아울러 공동성명은 현재 5곳의 네이버 손자 회사 구성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쟁의행위에는 게임적 요소를 접목했다. 온라인ㆍ오프라인ㆍ파업까지 이어지는 단체행동을 ‘퀘스트’로 칭하고, 일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현재는 네이버 전 계열사 임직원 1000명의 지지 서명을 받는 오프라인 행동에 나섰다. 앞서 공동성명은 지난 2019년 부분 파업 후 영화 ‘어벤저스’ 단체관람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단체 행동을 시도를 해온 바 있다.

IT업계 노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최근 IT 업계 내에 굵직한 이슈가 많아서 노조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IT 노조가 영향력이 강해졌다’라기 보다는 과거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일들이 노조가 생기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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