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예산 여야 시각차…국회 통과 진통 예상

입력 2009-03-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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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국무회의를 열어 28조900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 예산안을 확정짓고 이번주 국회에 제출해 4월 임시국회 통과와 6월부터 실제 집행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의 최종 통과와 시행에 대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여야간 경기 악화를 감안해 일자리와 서민지원 목표에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일자리 창출, 국채 22조원 발행을 통한 재원조달, 4대강 살리기 증액 등 SOC 예산 부분과 관련해서는 입장차가 커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의 최종 통과는 진통이 예고된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마련한 추경안은 세출 증액 17조7000억원, 세입결손 보전 11조2000억원을 합해 총 28조9000억원 규모다.

야당이 제시한 세출증액 분과 관련해 당정이 확정한 추경안 규모에서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다. 세출 증액 기준으로 따질 때 앞서 민주당은 13조8000억원, 자유선진당은 14조4000억원, 민주노동당은 23조원의 추경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 세부내역으로 들어가면 입장차가 갈린다.

우선 이번 추경안의 핵심인 일자리를 놓고 야권이 극명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당정은 이번 추경안으로 새로 생기는 일자리로 약 55만개. 일자리 유지 22만개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으로 6000억원을 편성한 자체 추경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번 추경안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한 내용은 없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정부의 일자리 만들기 대책은 임시직에 불과하다"며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통해“정부가 이번 추경을 일자리 예산이라고 하지만 전체 추경의 20%만이 직접적인 일자리 예산이고, 55만 명의 일자리 창출 중에 40만 명은 6개월 이내의 공공근로자이고 나머지 15만 명의 대부분도 인턴사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추경 편성을 위한 28조9000억원의 재원조달도 논쟁이 일고 있다.

당정은 22조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기금 여유자금 3조3000억원, 2008 회계연도 발생한 세계잉여금 2조1000억원, 기금 차입금 1조5000억원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국채발행은 채권시장의 과잉공급이 될 수 있어 국채가 회사채를 대체하게 되면 기업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고 국채를 한국은행이 인수하더라도 화폐발행량 증가가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은“약 29조원의 추경예산 중 22조원은 국채발행을 통해, 나머지는 세계잉여금, 각종 기금 여유분과 차입금으로 충당하려는 것은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막는 것’으로 국가채무가 줄어드는 착시효과만 노린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국고채를 통한 재원조달은 결국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며 "이럴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당정이 제시한 추경중 세입결손 보전을 위해 11조 2000억원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추경을 통해 지출되는 예산은 17조79000억원 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1조원이 넘게 세입결손이 난 것은 지난 본예산 심사에서 정부가 세수추계를 잘못해서 수정한 것이며 불과 몇 달 사이에 금년도 세금규모가 11조원이나 차질이 난 것은 행정부의 잘못"이라고 질책했다.

민노당은 "11조원이 넘는 세입결손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중과 폐지, 소득세 감세 등으로 인해 앞으로 걷힐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특권층에 대한 감세를 나랏빚을 내서 메우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근찬 선진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지방 교부금 4조원 부족 예상에 대한 대책으로 지방채 1조 4000억원의 인수 방침은 “종부세 감세 등으로 지방의 돈줄은 죄어 놓고 국채발행 등을 통해 지방에 돈을 빌려주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추경에서 '4대강 정비사업'의 명목으로 4500억원이 증액된 것도 진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민노당과 선진당 등 야권 전체가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미 7900억을 투입한 가운데 또다시 SOC 예산을 이렇게 대규모로 투입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의 확정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어떤 방식으로 접점을 찾아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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