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후 ‘13년만 최대’…증시 상승 동력 약화되나

입력 2022-08-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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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달러 환율 추이 (출처=서울외국환중개)
▲올해 원·달러 환율 추이 (출처=서울외국환중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당시 1330원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5.9) 대비 13원 오른 1338.9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6원 오른 1335.0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상회한 것은 금융위기가 벌어진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재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긴축 행보 등 이슈로 상승하자 환율 폭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인 행보와 잭슨홀 미팅을 앞둔 경계감 등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달러에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원화 약세를 의미하는 만큼 외국인의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추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간의 상관관계는 2021년 이후 -0.92로 매우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닐 수 있다”며 “달러화 강세와 환율 상승을 자극할만한 변수들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방어 태세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도 달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쉼없이 올랐던 시장이 불안심리에 영향을 받아 잠시 방향을 잃을 수도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1% 가량 하락한 상태다. 앞서 지수는 달러의 기록적인 강세 여파로 지난주 들어 전주 대비 1.39% 내렸다. 지난달 중순 이후 계속되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는 마무리됐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안도 랠리의 상승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기술적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 저항을 받고 있기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최대 1350원까지 확대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직 외국인의 매도폭이 커지진 않은 점 등은 환율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할 거란 예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 유로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현상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음이 원·달러 환율의 1350원 수준 위협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다만 주식시장내 외국인 수급여건 개선, 글로벌 신용리스크 안정세 등이 그나마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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