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귀환’ 증시 주도권 잡을까…곳곳에 이탈요인

입력 2022-08-22 16:22 수정 2022-08-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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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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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뚫은 원·달러 환율, 흐린 기업 실적 전망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이 다시 코스피의 주도권을 잡고 추세적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환율, 한미 금리 차 등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남아 있어 우려를 함께 키우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 대형주 ‘줍줍’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7월 1일~8월 22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를 4조884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3281억 원, 3조9439억 원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특히 이달에만 2조5625억 원 가까이 사들이며 지난달 순매수 규모(2조3215억 원)를 웃도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도 지난달 초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에 올라탔다. 코스피지수는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5.57% 올라 2462.50포인트로 마감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주로 대형주를 담고 있다. 순매수 상위 1위와 2위에는 LG에너지솔루션(9384억 원)과 삼성전자(6026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 기준 각각 2위, 1위 기업이다. 뒤이어 삼성SDI(5992억 원), 현대차(5476억 원), SK하이닉스(4376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나날이 오르는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외국인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을 팔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와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양호한 2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을 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래로 환율은 최고치, 외국인 지분율은 최저치다. 최근 흐름에 비춰보면 외국인들이 직면하는 가격은 더 싼 상황이고, 수급은 비어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공행진 환율·한미 금리 차는 부담

2004~2007년 기관이 주체가 된 ‘펀드 붐’과 2020~2021년 개인이 일으킨 ‘동학개미운동’을 제외하면 코스피를 주도한 건 대체로 외국인 투자자였다.

다만 외국인의 귀환이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이끌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30%를 밑도는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수급 주체가 마땅치 않은 만큼 충분히 코스피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나날이 고점을 높이고 있는 환율이 부담요인이다. 환율이 치솟을수록 우리 기업의 저평가 매력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9원 오른 1339.8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340.20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했다.

또 연말로 갈수록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커지면서 외국계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을 앞서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같아지지만,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00%로 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께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연준은 내년 상반기까지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닐 수 있다”며 “이번 주 한은 금통위를 지나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다시 해소될 전망이지만, 연준의 더 빠른 금리 인상이 다음 달 바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숏 커버링’ 수급 선회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숏 커버링은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는 것을 말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 이후 차익 거래 또는 하방 리스크 대응을 위해 공매도를 활용하지만, 8월 이후부터는 포트폴리오 수익 확정 등을 위해 환매수 또는 대차상환의 태세 전환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 거래의 실익을 상당 수준 확보했고, 실적과 외국인 수급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에 주목한다”며 △한솔케미칼 △현대홈쇼핑 △코오롱인더 △두산밥캣 △BGF리테일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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