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 말부터'...'이재명 막기' 스크럼 짜는 반명연대

입력 2022-08-23 17:16 수정 2022-08-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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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ㆍ윤영찬,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 개최
반명계, 전대 마무리 앞두고 결집…마지막 "몸부림" 통할까
'권리당원 전원투표' 당헌 개정도 강하게 비판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윤영찬 의원실 주최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 이원욱, 윤영찬, 김종민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윤영찬 의원실 주최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 이원욱, 윤영찬, 김종민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수도권 권리당원 투표 시작 하루 전인 23일 '반명(반이재명)' 세력이 결집했다.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당선과 '친명(친이재명)계' 위주의 최고위원 구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막판 반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와 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586ㆍ친문ㆍ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의 미래를 논의한다는 게 명분이지만 이재명 의원과 대척점에 있는 박 후보와 '친문(친문재인)' 윤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전당대회 후반에 반명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에는 이원욱, 김종민, 김철민, 정태호, 이병훈, 김영배, 양기대, 양정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의원과 친명계 의원들을 견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태호 의원은 축사에서 "최고위원 후보가 17명 나왔는데 지방에 근거를 둔 후보는 송갑석 후보 딱 한 명뿐이다. 당 생활을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며 "당 대표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를 데리고 다니면서 당을 분열시키는 모습도 이번에 처음 본다. 자기를 지지하는 후보만 데리고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도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발제에서 "당이 권력을 독식하면 망한다. 최고위원 구성에서 현재로는 고민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친명계 후보만 당선이 되게 돼 있다"며 "그나마 해볼 수 있는 건 송갑석 후보다. 윤영찬 의원이 중도에 포기하면서 지지 선언 했기 때문에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 대표) 지명직 최고위원이 3명인데 거기 비주류 등을 임명하면서 탕평 인사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윤영찬 의원은 전날 중도 사퇴를 언급하며 "이 후보를 중심으로 강고하게 스크럼을 짜고 이재명을 팔아서 최고위원이 되려는 후보들이 많다"며 "어떻게든 스크럼에 금이라도 내고 싶어서 사퇴서를 던졌다. 포기가 아니라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당헌 개정에 대해서도 '팬덤 정치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24일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기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투표로 올릴 계획이다.

김종민 의원은 "당원제든 대의원제든 중요한 건 토론하고 심사숙고하는 결정이다. 이런 기본 내용을 지키는 범위에서 의사결정 구조로 가야 하는데 단순한 당원 다수결이 선한 건 아니"라며 "당원이 심사숙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해서 주권자로서 참여해야지 그냥 얘기만 듣고 유명한 사람을 찍는 방식으로 가면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전당대회 투표율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후보를 지지한 15.5%가 당의 모든 걸 좌우할 수 있게 하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과도한 강성팬덤을 방치하게 되는 것"이라며 "최근에 보면 모든 게 이 후보에게 딱 맞게 추진되고 유지된다. 자기는 아무 말 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손 작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특정인에 대한 팬덤이 당원민주주의를 장악했을 때 그 정치인에 의해 당원의 의사가 왜곡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이 전가된다"며 "참여민주주의는 보완성 역할에 그쳐야 한다. 그것이 주인이 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탄압과 이탈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후보도 "전 당원 투표는 직접 민주주의 보충적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당의 최고 의결기구가 되면 안 된다"며 행사에 참석한 중앙위원들에게 "부결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반대 토론하지 않고 손뼉을 쳐서 3당 합당을 결정한 꼴이랑 뭐가 다르냐"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24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마지막 권리당원 투표를 시작한다. 28일 대의원 투표를 끝으로 당 대표를 비롯해 차기 지도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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