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값 우크라 전쟁 전 수준으로 하락…국내 반영은 4분기 쯤

입력 2022-08-2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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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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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등 세계 곡물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하락해서 우크라이나 전쟁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2일(현지시간) 밀과 해바라기유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대규모 기근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악의 결과는 피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이 지난주엔 부셸(곡물 중량단위·1부셸=27.2㎏) 당 7.7달러로 올해 2월 전쟁 발발 무렵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석달 전의 12.79달러에 비해 크게 내린 수준이다. 옥수수 가격은 전쟁 전 가격으로 돌아왔고 팜유는 더 내려갔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가격 하락 배경을 유엔 중재로 우크라이나 곡물이 오데사 항구를 떠나 수출길에 오를 수 있게 된 점은 가격 하락의 한 일부 요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하락은 상당부분 그 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보다는 러시아 밀 수출 확대 요인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농림부에 따르면 2022/2023 시즌에 러시아의 밀 수출은 전년보다 200만t 늘어난 38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올해 초 날씨가 좋아서 수확이 잘 됐고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기존 수입국가에서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그동안 곡물난 우려가 과도했을 수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다.

투자은행인 르네상스 캐피털의 찰스 로버트슨은 세계 밀 재고 수준이 극히 높았다는 점을 짚었다.

투기 거래도 가격 변동성의 한 요인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다.

곡물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가격이 내렸지만 문제는 주요 밀 수입국가들의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세계 3대 밀 수입국에 들어가는 터키와 이집트의 통화가치가 올해 각각 26%, 18% 내려갔다. 그만큼 수입 가격은 올라간 셈이다.

또 곡물 가격이 다시 오를 여지도 많다.

우선 현재 유럽 등 세계적 가뭄이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비료의 원료가 되는 요소 가격이 t당 680달러로 4월 중순의 955달러에 비하면 내려왔지만 1년 전의 400달러보다는 높다.

이는 천연가스 가격 고공행진이 반영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2.4% 뛰면서 1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밀은 1.7% 올랐다.

미국 중서부 지역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다는 정부 보고서가 나온 여파다.

이번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국내 수입가격에 반영될 때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곡물 수입가격이 2분기보다 16%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은 이미 계약을 맺은 물량이 3~6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되기 때문이다.

3분기 수입 가격엔 최근 하락세가 아니라 고점을 나타낸 2분기 곡물 가격이 반영된다는 뜻이다.

4분기 곡물 수입 가격은 3분기보단 다소 낮아지지만 2분기보단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최대 78.4%나 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곡물 수입가격 부담이 각종 식품 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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